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누군가 저렇게 말한다면 '그래, 너 잘났다'라는 생각이 바로 떠오를 만큼 허세 가득한 말이다. 나는 <위대한 개츠비>를 딱 한 번 읽었다. 대학 때 '현대 영미 문학의 이해'(정확한 명칭 기억 안 남) 같은 수업을 호기심에 신청했는데 거기서 원서로 읽었다. 한 학기 수업이 그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분석하는 것이었다. 학문의 전당 상아탑에서 이루어지는 문학 수업이 입시 학원처럼 모르는 단어 밑줄 치고, 돌아가면서 문장 해석하고, 수업 말미에 교수님이 잠깐 한두 마디 덧붙이는 걸로 끝나서 매우 실망했던 기억이다. 무엇보다 영어 원문이 굉장히 어려웠다. 뭐든지 첫 인상이 중요한 것 같다. 좋은 기억이 없는 <위대한 개츠비>와의 첫 만남은 이 작품에 대한 이미지까지 안 좋게 만들었다. 그래도 영미 문학에서 손꼽히는 작품이 된 데는 이유가 있겠지. 다시 정독하면서 나 스스로 그 이유를 발견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