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 <포구기행>
3월 치고는 일찍 따듯해진 듯한 날들이 이어졌다. 토요일 봄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한풀 꺾였고 어제 일요일은 제법 쌀쌀했다. 청소를 하려고 창문을 활짝 여니 서늘한 공기에 봄내음이 실려 들어왔다. 계절은 신비롭다. 불과 3주 전 창문을 열었을 땐 스산한 겨울 바람이 온 집안을 가득 채웠었다. 시간은 흐르고 바람은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봄빛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아무리 기온이 내려가도 봄의 색깔은 강렬하다. 봄이다. 곧 새하얀 벚꽃이 날리는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