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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솔로지클럽 Mar 24. 2023

2023년 3월 4주차 업무 일지

혼자서는 못하는 일/ 끊임없는 외주의 향연/ 서비스 기획하기/ 프리랜서

1. 시간은 만드는 것이다
2. 체력관리도 능력이다


월요일 : 한 사람이 없어도 미라클 모닝!

고요가 연차를 썼던 금~월요일에 느꼈던 감정은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서 참 다행이라는 점이었다. 고요 덕에 라이프 루틴을 어느정도 건전하게 만들어둬서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눈을 떠 일하는 것이 당연스러웠고, 퇴근 시간 이후 온전히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외려 고요가 없으니 더 잘 챙기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고요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도 굳건하게 지켜지고 있으니 마음 편히 쉬고 오라는 무언의 응원 같은 마음으로. 고요도 당연히 쉬고 올 땐 온전히 쉴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서울에서 이만큼 규칙적으로 근무할 수 있었던 건 고요와 함께 쌓아올린 시간 덕분이니까.


아침 요가를 마치고, 모닝 투두를 쓴 후 월요일에는 제출용 서류가 있어 그 작업에 온전히 시간을 보냈다. 한글과 컴퓨터 사용성이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불편한 점이 없지 않다...(소신 발언)


그래도 이제는 어느정도 정부 필요 서류 쓰는데 꽤 익숙해져서 쉽게 써나갈 수 있다. 능력 + 1 됐다!


화요일 : 일상으로의 복귀

고요가 돌아왔다.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한 켠이 든든해지고, 이것저것 의존증 처럼 물어보게 되는 나...수리영역 1개 틀린 고요한테도 물어봤는데 2-1=0이랬다.


고요는 돌아오자마자 브로슈어와의 싸움을 시작했다. 대충 흐린 눈으로 봐도 알겠지만 페이지 양이 꽤 돼서 쉽지 않은 작업이다. 


조이는 고요 덕에 업무 우선순위를 다시 파악하게 돼서 화요일엔 번역 업무에 몰두했다.

영번역이 어색한 부분이 없는지 그리고 있다면 어떤 문장으로 고칠지도 이번 과업 업무에 포함되어 있는데 출발어와 도착어의 의도를 분명하게 살리기 위해서는 행간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관련한 사업 자료를 알아보고, 최대한 의미를 살려 번역할 수 있도록 다양한 AI 비서들의 힘을 빌렸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우선 영문의 뜻을 파악하고, 어색하거나 불필요한 문장을 바꾼 후 AI 비서에게 문법적인 오류가 없는지 묻는다. 그리고 다양한 번역기들로 계속 다시 바꾸어 번역해보며 의도가 변질됐거나 오류가 있는 부분을 다시 잡아내는 프로세스로 진행했다.


한때 번역가를 진지하게 꿈꿔서 이것저것 강의를 많이 들어둔 보람이 느껴지면서, 확실히 세상에 "땅에 그대로 버려지는 경험"은 없다는 걸 다시금 체감했다. 


고요와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데, 내뱉을 때마다 Connecting the dots를 해가는 과정이 이건가? 싶게 소름이 드는 포인트들이 많다. 우리가 했던 모든 경험은 우리에게 훈장이 되어 반짝반짝 빛난다.


수요일 : 만나서 일하면 시너지가 12배!

드디어 만나는 날. 이날을 손 꼽아 기다렸다. 만나자 마자 투두와 우선순위 점검을 하고, 간단하게 체크할 것들을 살폈다. 그리고는 함께 모여 일했다. 머리를 많이 써서 배가 금방 고파진다고 깔깔거리며 일했다.


수요일에 새로운 클라이언트의 업무를 맡아서 작업하는데 문득 너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다양하게 마주하는 자영업/ 사업의 세계에 던져진 사람들을 보면 이렇게 반짝이는 사람들을 한데 묶어두면 얼마나 큰 시너지가 날까라는 생각이 든다.


고요와 함께 재밌는 프로젝트로 4월에 프리랜서들을 모아 함께 일하는 행사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금요일 마다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디벨롭하고 가꿔나갈 예정이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2000년대 유행했던 광고 표어처럼 함께 일해서 더 재밌고 신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수요일엔 계속 외주 업무를 진행했다. 그리고 브런치에 교환일기라는 새로운 코너를 준비하면서 예전 일기를 열어봤는데 수많은 부침을 견디고 일어났던 우리의 날들이 빼곡이 적혀있는 걸 봤다.


많이 성장했다 싶어서 뿌듯했다. 정말 솔직한 마음들을 공유하는 브런치 교환일기 시리즈도 참 기대된다.


목요일 : 맨날 휘청대는 중심잡기

오늘은 인사이트 회의를 하기로 했던 날인데, 조이의 아침 컨디션이 영 좋지 않아 스킵하게 됐다. 그것도 회의 시작 5분 전에...(반성) 전날 늦게 헬스장에 갔는데 아무래도 그게 독이 같다. 


1. 시간은 만드는 것이다

2. 체력관리도 능력이다


두 가지 중요한 사항을 뇌에 새기게 됐다. 무거운 몸이었지만 아침에 해야할 일을 스탠드업하고, 중요하게 처리할 일들부터 하나씩 가지쳐나가다보니 뇌가 다시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오후엔 또 다른 클라이언트 문의가 왔는데, 이것도 참 재밌어보여서 덜컥 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요랑 이 건을 받을지 말지 논의하면서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게 뭔지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고요가 내게 "이 일을 했을 때 어제에 비해 오늘 뭘 새롭게 배웠는지"가 중요하다고 얘기해줬는데 그말이 참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웹 사이트 구현 업무 전에 걸맞는 레퍼런스를 직접 찾고, 최대한 어울리게 구현하는 연습을 해보고 있다. 어제에 비해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우리의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니까.


고요는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브로슈어 업무를 위해 퇴근을 반납하고 야근하게 됐다. 내일 앤솔로지 클럽의 온전한 회의를 위한 결연한 결정이다. 존경스럽다.


금요일 : 앤솔로지 클럽을 위해 온전히.

금요일은 우리의 서비스를 준비하는 날이다. 이날은 정말 급한 응대 외에는 모든 외주 업무를 OFF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월~목에 엄청난 집중 근무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프리랜서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게 뭔지, 사람들이 우리에게 뭘 바랄지, 시장은 어떤 상황인지 사업계획서 쓰듯 주도면밀하게 서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나 즐겁다.


서로가 서로에게 항상 "나 뭐 더하면 될까?", "배워서라도 할게."라고 말하며 나아가는 과정이라서 더더욱 의지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온전히 등을 내어줄 수 있는 사이여서 감사하고, 또 다른 프리랜서들도 우리처럼 의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봐야겠다.


다음주엔 더 재밌고 신나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목요일처럼 컨디션이 안 좋은 날도 있지만, 또 어떤 날은 미친듯이 쌩쌩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게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물살을 유연하게 넘고 올라타 즐겁게 파도를 탈 우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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