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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ti PostModern Mar 20. 2024

함부로 비판할 수 없다.

내가 비판하기 전에 하는 생각 : 극단적으로 해석하지 않기

 이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존재한다. 셀 수 없는 사람 모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러한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인간은 타인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모순적 존재다. 오히려 서로를 짓밟기 위해 살아간다. 현대에는 이런 현상이 물리적으로 나타나기보다, 사회 구조적으로 또는 특정 집단의 인식으로 나타났다. 나는 그러한 모습이 ‘비판’ 또는 ‘비난’이라는 것으로 일상에 녹아졌다고 생각한다. 나도 비판을 즐겨하는 편이다. 그러나 함부로 비판하지 않으려고 한다. 비판하더라도 반드시 고민하고 비판한다. 몇 가지 예시를 통해 정리하고자 한다. 


 예시 1. 촉법소년 문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법치주의가 바탕이었기 때문이다. 법에 문제가 생기면 민주주의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과 같다. 이 시대는 법이 자주 바뀐다. 도덕과 윤리에 대한 논쟁이 진행됨에 따라, 법에 관한 문제도 같이 언급된다. 특히, 촉법소년 문제를 보며 ‘시대가 흉흉해졌다’라고 평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우리나라는 촉법소년제도가 있어서 특정 연령이 지나기 전에 범죄를 저지르면, 교화 가능성이 있는 나이라고 판단하여 말 그대로 법을 피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범죄자 인권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러한 사회 현상 앞에 즉각적으로 비판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그 부모라면, 또는 그 가족이라면 어떨까.’, ‘피해자의 가족이 되면 어떤 마음일까.’ <내가 비판 대상의 중심과 주변부가 되어 보는 것>이 내가 비판하기 전에 하는 생각이다. 이런 질문을 던지면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다. 


 예시 2. 일본과의 문제 또는 국가적 갈등 앞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보통 ‘일본’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국가적 태도가 문제 될 때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학교에 일본 유학생들이 많다. 그들이 들었을 때, 일본의 외교 또는 국제적 태도를 비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일본 사람 자체를 폄하하는 것은 감정싸움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일본의 과거 행적에 대해서는 치가 떨릴 만큼 싫다. 그러나 ‘내가 일본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고민도 한다. 세계 2차 대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자기가 한 잘못이 아니다. 과거의 행적을 자기의 잘못으로 끌어안을 수 있을까. <내가 비판했을 때, 괜한 사람이 다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것>이 내가 비판하기 전에 하는 생각이다. 


 예시 3. 동성애자, 또는 동물 관련 문제. 이 부분은 기독교인이라면 민감한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꽤 있다. 민감한 문제로 이해해야 하지, 감정의 과열을 불러와서는 안 된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고 해서, 모든 자리에서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와 장소를 구분해야 한다. 성과 관련된 문제, 또는 동물(반려견, 반려묘 등)과 관련된 문제를 비판할 수 있다. 기억해야 하는 것은 비판하는 그 자리에 동성애자,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는 때와 장소에 맞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비판 대상이 내 눈앞에 있음>을 고민하는 것이 내가 비판하기 전에 하는 생각이다. 


 자기주장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 자리가 있고, 시기가 있다. 그러한 자리, 시기가 아니라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 모든 순간, 모든 상황 속에서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떤 이는 나를 보며, 회색분자라며 기준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박할 수 있다. 내 생각은 다르다. 항상 극단적으로 비판하면, 정작 비판해야 하는 자리와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또한 <내 말에 힘이 없음>을 경험할 수 있다. 함부로,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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