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 위로 올라가는 걸까?
나는 이유도 모른채, 태어나고 나서부터 수많은 사다리를 통해 올라왔다.
성인이 되고 난 후, 또 다른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성인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지 6개월. 중간의 쉼터에서 친구들을 만나 잠시 쉬고 있었다. 목이 말라 쉼터의 아랫쪽에 있는 연못으로 가고 있었다. 내 눈 앞에 그가 나타났다. 그의 모습은, 여기 쉼터와 어울리지 않았다. 이질적이었다.
"저기요, 혹시 연못으로 가려면 어디쪽으로 내려가야하나요?"
그가 나에게 물었다.
"아 저도 마침 가던 길이라, 저를 따라 오시죠"
나와 친구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이질적인 것은 아니었다. 무언가, 충만함이 가득하고 마치 이유를 아는 사람 같았기 때문이었다.
"혹시 연못에는 어떤 일로 가시는지..?"
너무나 이유가 궁금해 용기내어 물었다.
"아, 제 기억에는 연못쪽에 아래로 내려가는 사다리가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나서요."
"연못이 보이네요. 감사합니다!"
나는 너무나 당황했다. 어렴풋이 아래로 내려가기 위한 것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에게 직접 말로 들으니 당황스러웠다. 순간 나에게 많은 질문이 생겼다. 하지만 용기내어 이야기하지 못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기 두려워서였을까?
그는 나에게 수많은 물음표를 던진 채로 내려갔다. 무엇인가 가득 차 보였다.
그 물음표를 무겁게 가득 안은 채로, 나는 다시 위를 향해 올라갔다.
여태까지 나에게 사다리라는 것은 올라가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나를 포함한 올라가는 모두는 뚜렷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손과 발에 힘을 준 채로 하나씩 올라갈 뿐이었다.
‘손이 왜 이렇게 아프지.’
이미 어느 정도 높이 올라와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기엔 너무 무서웠고,
올라가도 끝을 알 수 없는 안개는 여전히 짙었다.
모두가 올라가고 있었기에, 나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었을 뿐이다.
그는 잠시 스쳐 지나간 사람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오랫동안 내 눈 앞에 아른거렸다.
내가 보기엔, 또 다른 이들이 보기엔 낙하였지만 그에게는 오히려 상승이었을까, 아니면 낙하도 상승도 아닌 무엇이었을까?
‘그래. 손에 힘을 풀자. 발에 힘을 풀자. 그렇다고 놓지는 말자.’
힘을 전부 풀면 추락이다.
그러나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손과 발을 아래로 뻗은 채 몸을 맡겼다.
공기가 갑자기 가벼워졌다.
그렇게, 나는 낙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