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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심상
우영우 김밥에 빗댄 나의 김밥 이야기
자폐아들과 오늘도 김밥을 싸서 먹었다..'.
by
최명진
Jul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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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훤히 보이는 김밥...신뢰를 가지고 먹을 수 있는 김밥...아들의 자기조절능력을 키우기 위해 전국의 산을 떠돌아 다닐 때도 늘 냐는 김밥을 쌌었다.' ''
아들은 늘 속을 보고 집어 먹을 김밥을 고른다..ㅎㅎ
휴일이다. 뭘 해 먹을까?
휴일에 우리에게 인기 있는 음식은 삼겹살. 참치김치볶음밥,
떡볶이나 라볶이, 김밥, 라면, 냉면, 국수 등등...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들이다.
특히 김밥은 언제 먹어도 정답이다 싶을 정도로 애정 하는 음식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중에서..'
어제 아들과 영화를 보고 돌아오면서 혹시나 하고 김밥 재료를 샀다. 아쉽게도 시금치는 보이지 않았고, 다른 상추, 오이. 깻잎 등의 가격을 보고 시금치가 가장 금치의 시기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참에 재료의 부재를 경험하는 것도 좋겠다...'
잠시 생각을 했다. 아들도 수용을 할까?
시금치 대신 부추나 오이를 제안해 볼까?
우야든둥 상황에 맞춰 결정을 하자 싶었다.
쫀쫀한 김밥을 위해 이 김밥을 후라이팬에 한 번 굴린다...
아침에 일어나 아들은 비어있는 쌀독에 20kg 쌀을 들어
익숙하게 넣어 주었다. 경험이 선생임을 늘 확인한다.
아들에게 김밥을 제안하자 자연스럽게 재료를 냉장고에서
꺼내더니 "시금치~"를 외치신다.
어제 마트에 시금치가 없었던 것을 상기시키자 아들은
다른 이웃의 마트를 말한다. 우와~~ 아들 멋지다.
그냥 포기가 아니라 대안을 얘기하는구나.
"좋아, 아들~!! 어제 갔던 마트도 가보고, 네가 얘기한
마트도 가보는 거야. 만약 시금치가 없다면 어떻게 할까?
부추를 넣을까?"
아들은 미간을 찌푸리며 마트에 다녀오겠다며 나섰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중에서..
잠시 후 아들이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현관에 들어섰다.
"엄마, 시금치 사 왔어요."
"와우~~ 잘했어요... 고마워요.. 남은 잔돈은 어떻게 할까요?
용돈으로 줄까요, 아님 엄마에게 돌려줄 거예요?"
"용돈으로 줄 거예요..."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들이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선 앞에 선택지를 넣어도
아들은 정확히 자신의 선택을 한다. 좋다...
"엄마, 김밥 쌀 거에요.."
아들은 자신이 원하는 엄마의 행동을 그림 그리듯 요구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중에서...울 아들은 자폐이지만 정열에 대해서는 그다지 집착을 하지는 않는다.
내가 김밥을 귀찮다고 마다하지 않는 이유~~!!!
유난히 편식이 심한 아들이 야채를 먹게 하기 위해 시도한
것 중 하나가 김밥이었다. 여전히 아들은 당근과 시금치를
먹지 않지만 김밥에 들어있는 것은 먹기 때문이다.
[#이상한_변호사_우영우]를 보면서 김밥을 즐겨먹는
우영우를 보면서 절로 공감을 했던 이유이다.
시금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시금치 대신 부추나
오이를 넣은 김밥은 절대 먹지 않는 아들이었다.
한 번은 사온 김밥을 먹다가 갑자기 뱉어내고는 그 속에
오이를 꺼냈다. 꽥꽥~~ 구토를 하던 아들.'
그 뒤로 김밥을 먹을 때면 꼭 김밥 내용을 확인하곤 한다.
난 김밥을 사랑한다. 특히 어묵을 넣은 김밥을 사랑한다.
계란, 어묵. 햄, 시금치, 맛살, 단무지, 당근... 7가지 재료를
넣어서 싼다, 이것의 내 기본 김밥이다. 이를 벗어나 본 적이
거의 없다. 아들이 어린이집에 다니고 초. 중, 고, 전공과를
다닐 때 도시락을 쌀 기회가 오면 항상 김밥을 쌌다.
사지 않고 싼 수고로움을 감수한 것은 우리 가족 모두가
김밥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
쌀 수 있기 때문이다. 꽁지를 먹지 않던 아들은 이제 꽁지도
너무 잘 먹는다. 나의 김밥은 화려하지도 않고 특별하지 않다. 다만 내 사랑이 듬뿍 들어있을 뿐.
오늘 우리는 즐겁게 김밥을 즐길 것이다..♡♡♡
아들은 정말 맛나게 김밥을 먹고 즐겁게 뒷설거지를 했다.
아들은 자신의 속도에 맞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다양한 경험에 노출이 되지 않으면 성장도 멈춘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가능한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열어둘 뿐이다.
얼마 전에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임상대상자를 찾는다는
말을 듣고 신청을 하려다 멈췄다. 인지가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말에 멈춤.., 울 아들의 인지는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
헉~~ 또 다른 벽을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많은 글과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어쨌거나 이렇게 핫하게 이야기가 될 수 있어서 좋다.
고래로부터 장애인은 존재했으나 언급의 대상이 되지도 않았던 때가 많았다. 분리와 제거의 대상이 되었던 때도 있었고 아직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독일의
*
T4가 우리 사회에 아직 존재함을 본다...
장애가 다름이 아니고 틀림이라고 생각하는 관점이 여전히
장애를 분리. 배제, 거부, 제한하는 현실을 본다.
*T4:나치 독일의 장애인 절멸 계획
땀을 흘리며 김밥을 싼 엄마에게 아들이 타준 커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우영우가 과연 자폐인가
아닌가도 중요하지만 그 주변의 환경에 주의하며 보아야 하지 않을까? 정말 보기 드문 케이스임은 분명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영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돌아보아야 한다. 현실보다는 로망일 확률이 높다는
등장인물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영우처럼 적어 눈에 덜 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교육을 할 때도 나 자신에게도 되뇌는 말이 있다.
차별 받지 않기 위한 노력이 아닌 차별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야만 우리 사회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 소중한 한 발을 김밥을 통해 돌아보고 새기고 나누고
싶은 날이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습니다....강산에 노래 가사..아파트 방송을 듣고 아들은 제헌절 태극기를 걸었다...!!!
아들과 함께 만들었던 화분..꽃이 참 어여쁘게 피었다..우리의 사랑처럼~~♡♡
https://fb.watch/eknIKPc_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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