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대학교 대학원 재학 시절에 'Talk to Aucklander'라는 영어 회화 프로그램에 항상 참석했습니다. 은퇴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셔서 저와 같은 유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죠. 그곳에서 교사였던 한 여성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동양 부모들의 특이점을 저에게 말씀해 주시더군요. 바로 부모가 아이들에게 밥을 떠먹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아주 깜짝 놀라는 제스처를 취하면 "They even feed their own kids"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뉴질랜드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음식은 스스로 먹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이죠.
제가 어린이집에서 근무할 때 1층에는 만 0-2세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잘 걷지도 못하는 갓난쟁이가 몇몇 있었습니다. 가끔 1층에서 근무를 했는데 담당 선생님께서는 그런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여주지 않더군요. 다 흘리고 입과 옷이 엉망이 돼도 전혀 관여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먹을 수 있도록 계속 기회를 준 것이었습니다.
식당에서 제가 본 동양인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이런 특이점을 흔히 볼 수 있었어요. 특히 중국인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정말 식사 예절이 엉망입니다.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눈은 스마트폰을 응시하고 있죠. 음식을 겨우 몇 입 먹고 수저를 내려놓으면 그때부턴 부모가 먹여주기 시작합니다. 스마트폰마저 지루하면 그때부턴 돌아다니기 시작하죠.
한국에 돌아오니 똑같은 모습을 식당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그저 문화적 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단순히 차이가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식사시간조차 지겨워 스마트폰을 보며 억지로 밥을 먹고(부모가 떠먹여 주고), 허기진 배를 나중에 설탕으로 절여진 간식으로 채우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동양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의 행동을 크게 제제하지 않죠. 아이들은 원래 밥을 안 먹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포기해 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밥을 먹고 힘든 식사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꾸준히 지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일은 부모만이 할 수 있고요.
얼마 전 아시는 분이 자기 아이는 중학교 1학년인데 자기 핸드폰도 잘 찾지 못해서 항상 자기가 찾아준다고 말씀하시더군요.(귀엽다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건 비정상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먼저 배워야 하는 건 아주 기본적인 생활 습관과 규칙이죠. 자기 삶을 돌보지도 못하는 아이가 수학문제만 잘 풀면 되는 걸까요.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