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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udi Dec 03. 2019

100일 글쓰기 마라톤 - 15 -

글쓰는 여자의 공간 2

수전 손택

'작가란 세상 모든 일에 관심 있는 사람이다.'

'파리의 자그만 방안에서 등나무 의자에 앉아 타자기로 이 글을 쓴다. 창문 너머로 정원이 보인다. 나는 벌써 1년이 넘도록 이 삭막한 거처에 살면서 일을 하고 있다. ... 내가 필요로 하는 단순함과 일시적인 고립감을 맛볼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장소다.'

나탈리 사로트

'난 한 번도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려고 해본 적이 없다.'

캐서린 앤 포터

'나는 늘 단숨에 글을 쓴다. 단편소설 <꽃 피는 유다 나무>를 썼을 때는, 저녁 일곱시경에 쓰기 시작해서 밤 한시 반에 원고를 우체통에 던져넣었다.'

'나는 세계의 수도에 살거나, 아니면 차라리 짐승들이 울부짖는 황야에 살고 싶다.'

'사람들이 나를 방해하지만 않으면 난 언제든 글을 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 "너는 언젠가 작가가 될거야." 그 말을 들은 나는 절대로 글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글을 쓸 때는 온갖 근심이 사라집니다. 글쓰기는 고된 작업이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일이지요. 나는 오전에는 글을 쓰고 저녁에는 사색을 합니다. 다시 아침이 오면 나는 계속 글을 쓸 수 있어요!'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일단 앉아서 당신의 머리에 떠오르는 모든 걸 적어보라. 그것만으로 당신은 글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라면 자기가 쓴 글의 가치를 사정없이 재단하고 그 대부분을 파기해버릴 수 있어야 한다.'

조르주 상드

'슬픔이 밀려오려 하면 나는 글을 쓴다. 글을 쓸 때면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해리엇 비처 스토

'나 자신을 글쓰기로 몰아넣기 위해 내 방이 있어야 합니다.'

애거사 크리스티

'튼튼한 책상과 타자기 외에는 필요한 게 없어요.'


타니아 슐리, <글쓰는 여자의 공간>


  아마 이 글을 쭉 읽다보면 인용한 내용이 대부분 걸출한 여성 작가들이 글쓰기와 삶에 대해 이야기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에는 물론 그 외에 그들의 삶이나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그러나 저자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자신에게 글쓰기가 그들에게 무엇인지에 대해 말한 내용이 거의 모든 작가들의 챕터들 마다 들어 있었다. 책에 소개된 작가들 중에서는 내가 모든 작품을 빠짐없이 챙겨 읽은 작가들도 있고 처음 보는 이름의 작가들도 있었다. 차근 차근 읽어갈 독서 리스트에 그들의 이름을 채워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품만큼이나, 혹은 작품보다도 먼저 그들이 집착적으로 글쓰기가 그들에게 어떤 것인지 이야기한 구절구절이 마음에 맺혔다. 거의 모든 작가들이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자신만의 의미를 이야기 하리라. 그러나 '여성'작가들의 그 말들에는 판이한 그들의 삶의 궤적과 별개로 공통적인 울림이 있다. 여성으로서 글을 쓴다는 것은 그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았든 보편 인간-남성-의 글쓰는 행위와는 다른 무게를 가진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이라는 제목에서 함의하는 바와 같이 글쓰는 여자들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공간과 시간을 찾아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은 결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존재한다는 것과 떼놓을 수 없는 맥락을 띄게 되었다. 2019년 하반기를 살아가는 나로서는 당장 스스로 더 나은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이 맥락들에 대한 연구가 세상에 먼저, 잔뜩 나와있으리라는 사실이 다행스럽다. 그리고 여전히 그들의 말들이 마음을 울리는 데에는 아직 나아갈 길이 멀다는 사실이 서글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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