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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tipode Nov 03. 2022

센트럴파크를 떠난 오리들이 모이는 곳

[East] 어디서도 아늑하고 평화로운 장소는 절대로 찾을 수 없다는 것

센트럴파크를 떠난 오리들이 모이는 곳



피비에게


피비, 드디어 호수를 떠난 오리들이 모이는 곳을 발견했어. 생각보다 먼 곳까지 오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여긴 정말이지 따뜻하단다. 우리가 맞았어. 이상한 건 내가 아니라 한 겨울에 추위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척 사는 사람들이었던 거야. 피비, 오, 가여운 피비. 너도 곧 이해하게 될꺼야. 너는 항상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아이었으니까. 이곳의 오리들은 무척 행복해 보여. 아마 오리들은 우리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장소를 쉽게 찾아내기 때문인 것 같아. 물론 여정은 쉽지 않겠지만 말이야. 그곳의 겨울이 끝나고, 이곳의 겨울이 다시 시작될 쯤이면 오리들은 다시 여행을 준비할거야. 왜 우리는 진작 그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걸까? 사랑하는 피비. 엄마와 아빠가 나에게 많이 실망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하구나. 내가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줄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지만 오늘은 이만 줄일게. 오리들이 다시 비행을 시작하는 날. 그때가 되면 내가 반드시 너를 데리러 갈게. 잊지마. 추운 날들을 춥다고 이야기하는 건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니란다. 미처 따듯한 곳으로 날아가지 못한 우리는 언제나 지독한 추위를 버틸 수 밖에 없었던 거야.


지구의 반대편에서 오리들과 함께,

사랑하는 오빠가.



Fin.

From the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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