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는 날을 위해서는
천천히 준비를 했다
옷도 사고 엄마의 각오도 구해왔다
그런데
할머니가 언제 하늘나라 갈지는 몰라
어영부영 마음 준비를 못했다
위독하다는 소식에
굳은 아버지의 얼굴을
보내드렸는데
그날 밤 이후
자그맣고 둥글게 앉은 할머니를
볼 수 없었다
갑작스럽게 텅 비어 버린 존재 때문에
곡소리가 그렇게 길었나 보다
아직도 가끔은 그 소리가 들려온다
봄날 햇빛이 진주가루로
출렁이는 강물 위로
할머니의 주름진 미소가 보였다
익숙해지려다 말고
슬퍼지려 하는
좀처럼 친해지기 힘든 게
갑작스런 이별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