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비우기를 시작하기로. 심플하게.
겨울밤 하늘
빽빽한 별보다
한 두 별의
시리도록 빛남이
목덜미를 따라 흐르고
꽉 찬
옷장보다
빈 공간의
황량한 공기가
살결에 가볍게 닿고
무수한
의미 잃은 만남보다
석양의 눈물진
산봉우리 모습이
홀로 감상하는 심장에 박힌다
부족의 애처로움이
이토록 아름다웠던가
결여의 만족감이
이토록 싱싱한 욕망이었던가
애처롭게 떨며
내 몸을 훑으면
가슴이 대나무 숲
바람에 사삭이고
힘차게 잡아끌며
내 몸을 세우면
피부는 장맛비 속
피어오르는 세포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