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하루
이른 아침 클레펠트(Klefeld)와 오버하우젠(Oberhausen)을 향한 기차를 탔다.
거주지 등록을 해야 해서 목사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처음 독일 생활은 모든 것이 두려웠고 기차 하나 타는 것도 겁이 났었다.
이제 어느 지역을 가건 몇 번울 환승울 해야 하는 지역을 가건 혼자 아주 잘 다니게 되었다.
이곳에서 흔히 있는 기차의 연착과 취소도 갑작스러운 플랫폼의 이동도 적응되어 갔다.
우연히 가게 된 클레펠트 교회는 깨끗하고 잘 정돈된 교회여서 산뜻한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그곳에서 짧게 가졌던 예배 시간이 오늘 나를 다시 한번 다독여 주고 신의 존재를 다시 생각게 했다.
내가 누렸던 모든 것과 겪었던 모든 경험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은혜였음을 느끼게 한 감사의 하루였다.
집으로 돌아와 청소와 세탁을 시작했다.
공용 세탁실애 내려가 처음으로 세탁기 사용을 했다.
남과 함께 쓰는 찝찝함을 이겨내지 못해서 손빨래를 한 달간 힘겹게 해 왔다.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그 찝찝함를 무시하기로 했다.
세탁기를 종료하고 건조대에 옷가지들과 수건을 널면서 눈물이 나왔다. 저절로 한국 생각이 났다.
3개 층을 낑낑거리며 가지고 올라와서 널고 있자니 처량하고 화도 치밀어 올라왔다.
뒤셀도르프로 이사 온 후 남의 집(집을 구하지 못함)에서 공유하며 사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특히 타지에선 한국사람들이 적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 말처럼 비싼 월세 지불에 아이에게 주는 눈치, 온전히 쉴 수 있는 공간은 아예 없고(방하나에 셋이 살았음) 갑질을 하는 통에 참기가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그 집을 나와서 지내게 된 곳이 방 하나 딸린 작은 주방과 거실이 있는 이곳이었다. 청소와 집안일을 마친 후 커피를 내려 작은 의자에 앉아서 초를 켜고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자금 나는 건강하고 방안에 아이 둘이 있고 내일이면 또 내 안의 삶을 살아갈 수 있으니 감사하다.
공용세탁실을 써야 하는 이곳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사의 하루를 느끼며 또 하루를 버티고 견뎌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