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오아쿠아 Aug 11. 2023

파스치모우타나사나

전굴자세

아침에 눈을 떠서 잠시 십 분의 명상을 했다.

미리 오늘 하루를 살아보는 나의 치트키이다.


오늘은 아주 구체적으로 하루를 그려보았다.

일어나서 커튼을 젖히고 음악을 틀고 물을 끓였다.

핸드 드립 커피를 연하게 내려 마시면서 작은 화분의 바질과  로즈메리에게 물을 주면서 인사를 건네었다.


바질과 로즈메리를 쓰다듬는 순간 코끝에 천연의 허브향이 들어오면서 머리가 맑아졌다.


요가매트를 깔고 파스치모우타나사나(전굴자세)인 오늘의 1일 1 동작을 수행한다.


AI 지니에게 명상음악을 부탁하고 천천히 심호흡과 함께 조금씩 깊게 요가를 한다.


파스 치모(Paschimo)는 ‘서쪽, 몸의 윗부분‘을 uttana는 ’ 뻗음, 확장’을 뜻한다.

앞으로 굽히는 (전굴자세) 이 자세는 전신의 뒷부분을 강하게 뻗는 동작이다.


골반을 세우고 배, 가슴, 머리 순으로 천천히 내려가며 밀착시키는 요가이다.


손을 뻗어 양 엄지발가락을 걸어 잡는다.

발끝은 몸 쪽으로 당기고 등을 곧게 편다.


내쉬는 호흡에 천천히 배꼽, 가슴, 턱, 이마 순으로 정강이 닿도록 한다.(가능한 만큼만 진행한다)


한적하고 곧 여름을 알리는 진한 풀향기로 가득했던 지난 봄의 호수가 떠 올랐다. 그 호수를 그리며  깊게 숨을 마셨다가 내쉬며 조금씩 상체를 숙여 내려가는 과정을 두 세번 반복한다.  오늘을 잘 실아가기 위한 나의 의식이였다.



행동 요가를 마친 후 다시 단 다사나(바로 앉기)로 돌아와 눈을 감고 크게 가슴을 확장하며 숨을 들이마시고 길게 숨을 뱉어내는 과정을 세 차례 지속한다

마음의 고요함 속에 오늘 하루를 지속케 하는 에너지를 충분히 얻어낸 나의 만물이다.


독일 뒤셀 도르프 쿤스트 뮤지엄 (미술관)2층에서 찍은 도심


이 동작이 여러 번 반복되면 점차 상체가 나의 허벅지와 정강이에 가까워진다.


시원하게 늘어나는 척추가 느껴지면 나의 몸을 잘 다스리게 되는 것이다.


파스치모우타나사나(전굴)는 척추 강화와 심장, 복부기관, 골반 기관을 마사지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하고 복부 비만에 효과적이다.


다리의 부종을 완하 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다리 라인을 바르게 잡아준다.


행동 요가의 의식을 마쳤다.


비 오는 날씨에 살짝 찌뿌둥했던 몸이 풀리고 집안일과 책 읽기, 영어공부를 척추를 세워 앉아서 잘 마쳤다.


책상이 없는 나는 주방의 식탁에서 모든 걸 마치고 바로 치우고 정리한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냉장고 문을 열어 어제 사 놓았던 달달이 양배추를 꺼내어 세척해서  최대한 가늘게 채 썰어 밀폐용기 두개에 소분해서 다시 냉장고에 넣어 두고 저녁 샐러드 준비를 미리 해 놓았다.


아이들에게 줄 핫도그 간식 두개와 모짜렐라  품은 김치 주먹밥 두개를 만들어 놓고 나니 웬지 시간 부자가 된것 같았다.


전화가 걸려 왔다.

코 앞에 사는 십년지기 동네 친구이다.

뭐 하냐고? 물어 보길래 시간 벌고 있다고 했다.

밥을 같이 먹자고 하길래

우리집으로 와서 샐러드랑 콩국수를 같이 먹자고 했다.


친구는 냉큼 달려왔다.

콩국은 시원하게 냉장고에서 기다리고 있고 면만 삶으면 끝이였다.

작은 밀폐 용기에 파프리카와 오이를 채 썰어 놓았기 때문에 콩국수는 금새 식탁위에 차려 졌다.


지난주 엄마가 주신 열무김치도 시원하고 알싸하게 익어서 차려내는 기쁨을 만끽할수 있었다.


맛있게 후루룩 후루룩 먹는 친구를 보니 행복했다.

나 역시 함께 먹어서 너무 감사한 시간이였다.


하루를 살아가는 나의 두 세개 치트키는 오늘 멋지게 빛났다.

잠을 청하기 전 마감 일기 한줄 쓰고 자야겠다


오늘…



오늘 하루를 이렇게 미리 살아 보았다.



작가의 이전글 부장가아사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