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J의 이야기
방금 한 나의 따끈따끈한 MBTI
시작 전에 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mbti를 안 믿는 편이다.
사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안 믿는다기 보다는... 그냥 재미로 한다 정도인 것 같다.
나는 ENTJ이다.
통솔자형? 그건 모르겠고 여기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난 항상, 항상 J가 97프로 아니면 100프로가 나온다.
내가 MBTI를 안 믿어도 계획형이라는 건 확실하다.
오늘은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왔다.
그냥 음... 계획이 없는 삶?이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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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싫다.
누군가가 싫다는 게 아니다.
그만큼 남한테 관심도 없고.
남은 별로 알바가 아니다.
근데... “내”가 계획이 없으면 싫다.
계획이 없는 게 싫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리고 계획을 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주의‼️
P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으니 Skip해도 상관없음
계획이 없으면 일단 불안하다
계획이 없으면 시작을 하지 않는다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기면 대책을 빠르게 세우며 대처 능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책은 완벽할수록 좋다
비효율적인 일이 싫다
계획 안 짜고 “그래 이번엔 내가 계획 안 했으니까 어쩔 수 없지 “라고 결과가 나타난 후에 체념하듯 말하는 게 싫다
지는 게 싫다
누군가한테 지적받는 게 죽기보다 싫다 (이건 좀 고치고 싶다... 못하는 게 있을 수 있는 거고 있는 게 당연한 건데 지적이 싫다니... 말이 되냐고...)
시간 버리는 일이 제일 싫다 비효율적인 거랑은 상관없이 허송세월 보내는 게 싫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
긴박하게 일을 처리하고 싶지 않다 빨리 끝내는 게 마음 편하다
비효율적이게 보이는 것도 싫다 승부욕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날 얕잡아 보는 게 싫다
내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면 좋겠다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아도 대충 그 언저리라도 따라가는 게 나의 행복이다
계획을 짤 때 행복하다고, 즐겁다고 느낀다
마감에 맞춰서 벼락치기하면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성공하고 싶다
쉴 때에도 해야 할 일이 계속 떠오르니까 끝내는 게 좋다
등등 등등...
손 아프니까 여기까지만.....
하지만 내 주변에는 거의 대부분 P들 뿐이다
J가 있다 해도 나처럼 10년 후의 나, 20년 후의 나, 30년 후의 나.... 이렇게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계획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욕하려고 게시물을 쓰고 있는 건 아니다
내가 뭐라고 그런 글을 쓰나 나 자신도 완벽한 게 아닌데
오히려 나 같은 삶은 참 피곤하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그날 하루는 다 망친다 기분이 나아지질 않고 여행을 가서도 하루종일 그 생각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리고 융통성이라는 게 사라져서 이게 아니라면 다른 선택 사항을 찾지 못한다 찾더라도 마음에 들 리가 없다
내 주변엔 P들이 많다고 했는데...
만남을 약속할 때 아무 데나 괜찮다는 친구들이 많다. 하지만 난 그래도, 그래도 계획 없인 못 사는 캐릭터라, 여기저기 몇 시간씩 찾아보고 찾아보고 찾아본다.
그리고 내 계획대로 진행시킨다.
그럼 오는 답장은 다들 마음에 든다고 한다. 근데 그럴 때마다 조금 허무하다. 나만 이 만남에 진심인가? 나만 기대하고 있는 건가? 나만 좋은 곳 가고 싶은 건가?
하지만 그들은 진짜 그런 의도가 아니란 걸 이제는 안다.
진짜 아무 데나 상관없는 거고 진짜 내가 이야기한 곳이 좋은 거고 나랑 만난다면 어디든 상관없다 뭐 이렇다는 거 다 안다
그래서 결론은
그냥 나는 나대로, 그냥 너는 너대로 살면 된다 이거다
난 내가 맨날 만나자고 해서 만나고
연락을 먼저 하지 않으면 안 하고
만나자고 해도 심드렁한 그런 관계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날 아무도 찾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인생 헛살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내가 만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약속 잡기가 귀찮고
그냥 밖에 나가는 게 귀찮고
집순이 집돌이에
혼자 있을 때가 제일 좋고
지금 만나고 있는 친구들도 많고
아님 너무 바쁘거나 시간이 없고
먼저 연락하기 힘들고
...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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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만약 내가 정말 보고 싶고 만나고 싶다면 분명 먼저 연락을 할 거다 연락을 안 한다면 나도 미련 없다
그리고 끝까지 연락이 없다면 그냥 나 혼자 착각했던 걸 수도 있다 내가 그 친구란 친하다고 생각했던걸 수도 있다 실은 그 친구는 날 친구라고 생각 안 한 걸 수도...(이건 좀 슬프지만)
이렇게 글로 쓰고 나니까 좀 더 내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다. 제목은 MBTI로 어그로 끌었지만 사실 모든 건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다.
계획을 안 짜도 될 때가 있기는 하다
내가 계획 안 짜도 막상 만나면 그들도 계획이란 것이 있다.
하긴 그들은 역으로 내가 이해가 안 가고 피곤하겠지
계획하는 게 아마 더 싫을 거다 그냥 만나서 적당한 곳에 가면 되고 계획 없이 돌아다니는 게 더 편하고 그럴 거다
계획이 다 성공한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참 이 중간을 찾기가 어렵다
모든 사람의 성향이 다르고 맞추기란 힘들다
난 그래도 계획을 세울 거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찾아볼 거다
난 모든 만남에 진심이고 진심이 아닌 만남은 아예 만나지도 않을 거니까
더 좋은 사람이 되자.
P인지 J인지 상관없이 좋은 사람이 되자.
나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만 곁에 두자.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