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유주얼픽!-Music> #1
언유주얼 매거진은 좋은 이야기와 이미지 외에도 듣기 좋은 음악 역시 여러분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언유주얼픽 an usual Pick!-Music>. <언유주얼픽-Music>은 언유주얼 매거진 주단단 칼럼니스트가 이 음원을 선정하게 된 배경 또는 감상을 코멘트와 함께 소개합니다.
청춘의 향기
역사상 가장 많은 음반을 팔아 치운 락 밴드! 여전히 많은 락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밴드 너바나의 대한 이야기입니다. 1987년 미국 워싱턴에서 결성된 너바나는 보컬 겸 기타, 송라이팅을 맡고 있는 커트 코베인과 베이시스트인 크리스 노보셀릭,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체되어 너바나의 전성기를 함께한 드러머 데이브 그롤의 3인 체제로 활동하였습니다. 1991년 발매된 <Nevermind>는 그들의 대표곡인 Smells like teen spirit이 수록된 앨범으로, 그 당시 빌보드를 평정하고 있던 마이클 잭슨의 <Dangerous> 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킵니다.
그들의 음악이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시원한 보컬과 매력적인 멜로디도 있지만, 당시 젊은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메세지가 담긴 노랫말 때문이기도 합니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속에서 심한 빈부격차를 피부로 느끼던 미국의 X세대들은 이들의 솔직한 가사에 열광하였습니다. 불행한 유년시절로부터 파생된 그의 불안한 영혼이 그들의 음악에 고스란히 투영된 것이지요.
Won’t you believe it. It’s just my luck.
믿기 힘들겠지만 이건 나의 운이야.
No Recess.
휴식따윈 없어.
커트는 간결하게 반복되는 직접적인 가사로 위태로웠던 자신의 과거를 고백합니다.
나는 이방인이야
“우리는 메인스트림을 지양했어요. 여러분이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너바나는 메인스트림을 멀리했으나, 오히려 메인스트림이 너바나에게 다가왔다는 겁니다.”
-크리스 노보셀릭, 2014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정식에서
이들이 출현하기 전, 얼터너티브 록은 음악씬에서 언제나 비주류 취급을 받아 왔습니다. 상업성이 극대화된 록밴드들이 넘쳐나던 시기에 펑크나 그런지와 같은 생소한 장르에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언더그라운드 씬 자체를 수면위로 끌어올린 역할을 한 팀이 바로 너바나죠. 너바나의 등장은 미국의 음악씬 자체를 뒤흔들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드러머 크리스 노보셀릭의 말처럼 모두가 꿈꾸는 메인스트림이 그들의 곁으로 먼저 다가온 거죠.
그들은 영리했습니다. 한순간도 대중을 놓친 적이 없었죠. 거친 그들의 음악 뒤에는 사람들이 쉽게 흥얼거릴 만한 멜로디 라인이 녹아 있었습니다. 간결한 밴드 구성과 간단한 코드 몇 개로 이루어진, 단순한 펑크의 정신과 쉽고 직접적인 멜로디 라인이라는 대중적 화법이 만나 결국 여러 명곡을 탄생시키고야 맙니다.
차별도, 혐오도 없는 곳에서
“성차별 주의자, 인종차별 주의자, 동성애 혐오자들은 너바나 공연장에 오지 마라.”
커트는 언제나 사회 소수자의 편이었고 이방인을 자처했습니다. 그는 모든 종류의 차별과 혐오에 반기를 들었으며 소외와 불안 속으로 침잠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맞서고 품으려 했습니다. 이는 너바나의 음악 속에도 그대로 녹아 있죠. In Bloom의 뮤비 속 그는 화려하고 멋진 차림 대신 드레스를 입고 등장합니다. 1990년대 남성중심의 음악씬을 비판하던 라이엇 걸Riot Girl 운동을 지지했으며, 이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기도 하였죠. Polly와 Rape me에서도 역시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끔찍한 성범죄들을 대신 고발하였습니다.
하지만 커트는 2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맙니다. 그는 언제나 유명세를 버거워했으며, 주류가 된 언더그라운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걸 거부했죠. 이제 너바나는 영영 과거 속에 멈춰버렸지만,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차가운 사회 속 온기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 칼럼니스트 주단단, 언유주얼 매거진.
주단단의 뮤직픽은 언유주얼 사운드클라우드와 애플 뮤직에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플레이리스트로 만날 수 있고, 주단단의 아트 섹션 <an usual Pick!-Music>이 수록된 언유주얼 매거진은 여기에서 만날 수 있다.
매거진 언유주얼은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 매거진을 표방한다. 소설 수필 시 영화 음악 전시 사진 공연 뭐든 '내 얘긴데' 하는 얘기들을 빠짐없이 모을 것이다.
언유주얼 브런치엔 에디터들이 픽한 언유주얼픽이 올라간다. 인스타그램에 줄곧 소개하고 있는 이미지픽을 비롯하여, 미등단 미출간 작가의 좋은 글을 소개하는 텍스트픽,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명화픽도 준비된다.
아무쪼록 우리 같이 좋은 거 보고 재미나게 살자. 우리들의 an usual한 하루가 unusual하게 느껴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