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대하는 자세
삶의 한가운데(루이제 린저)를 읽고
삶의 한가운데라는 책을 읽었다. 두 주인공의 삶이 내 삶에 투영되는 듯 하다. 도전적인 삶을 사는 니나와 안정적인 삶을 사는 슈타인.
니나와 슈타인.
두 인물이 보여주는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마냥 즐거웠다. 니나의 삶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였고, 슈타인의 삶이 바른 삶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 두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과 내가 지금 살아가는 방법을 비교하면서 내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짚어 보기도 했다.
삶엔 다양한 감정과 이성이 공존한다. 이를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을 기준으로 나누어 보면 조금 더 가깝게 접근이 되기도 했다. 과거 지나간 나의 삶은 좋은 기억과 아쉬웠던 기억들로 주로 나눠진다. 후회와 자랑스러운 감정도 들 것이고, 그 시간들을 통해서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주된 감정은 불안이 차지하는 듯 하다. 수없이 많은 일들이 나를 걱정하게 만들었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와 다르게 존재하지 않는 가상이며, 누구도 알 수 없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다. 결국 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를 걱정하거나 행동하게 된다. 미래는 불안, 현재는 걱정과 행동으로 구분해 보기도 했다. 현재는 더 구체적으로 행동하느냐 마느냐로 표현해 본다.
'할 것이냐, 말 것이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대사와 비슷하다.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한 치의 벗어남 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상을 벗어나서 새로운 것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일상에 새로운 일들이 벌어진다. 여기까지 다다르면 니나와 슈타인은 이 두 가지 개념의 극과 극으로써 설정된 인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일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과 일상을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 이 두 유형의 사람은 어쩌면 가장 강하게 서로 다른 유형을 갈망하며 살아갈 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감정 중에서 나는 불안을 가장 중요한 감정으로 생각한다. 불안은 미래라는 가상에서 만들어져 현재를 강하게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의 특징은 행동으로 결정되는 것 같다. 불안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가려 행동하는 사람과 자연히 사라지기를 바라며 걱정에 쌓인 사람으로 나눈다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시켜 생각해 보기 쉽다. 불안은 결국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함으로써 발생하게 된다. 가능성이 많아질수록 더 큰 불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현대 사회, 개인이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 본다면, 현대인이 느낄 불안은 과거 어느 세대보다도 클 것이다. 과거 노예와 현대인의 불안을 비교해 볼 수 있다면 어쩌면 현대인이 느낄 불안이 훨씬 클 지도 모르겠다.
결국 내 삶의 한가운데로 돌아오게 된다. 나는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답은 없다. 다만 현재의 나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나의 과거가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