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교육가 안용세 Feb 04. 2022

현재 상태에서 시작하라

사회문화 구성주의와 근접 발달영역에 관한 소고

교육연극(drama education)으로 아이들을 만나 이론과 실제를 탐구하고 연마한  6 차에 접어들었다. 학부 시절 인접 학문으로 교육학에 대한 얄팍한 이론적 지식은 쌓았지만, 실질적 실제를 구사할  있는 환경 구축이 부족했고 그러한 갈증으로 찾게  대학원에서 처음 만난 선험적 학문이 근접 발달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이었다.


근접 발달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

당시 '교실 드라마(DIE) 실습' '교육철학과 연극이론' 담당하던 김주연 교수는 사회문화 구성주의를 자신의 철학적 기반으로 과정 드라마(process drama) 지도했고, 근접 발달영역에 관한 당시의 논의와 소개는 모든 것이 생경했던 나에게 이론과 실제의 융합을 유효하게 작동시켰다. 그렇다면 2000년대 이후 지속해서 대두되고 현재 진행형의 교육학적 이론으로 재조명받는 사회문화 구성주의란 무엇일까? 이는 사회문화 구성주의 이전에 논의되었던 교육학의 커다란 흐름을 먼저 짚어보면  쉽게 이해할  있다.


사회문화 구성주의(socio-cultural constructivism)

구성주의 이전에 교육계를 비롯한 인지적 학습으로 집단을 통솔하려 했던 경향은 1900년대  나타난 행동주의 방식이었다. 행동주의는 개별적 대상의 역할은 무시되고 집단의 행위로써만 행위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획일적이고 경직된 형태의 양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와 같은 양상이 아직 남아있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군대와 감옥의 경우인 것이다. 이처럼 개별적 대상의 역할이 무시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익숙하지 않은 변형된 형태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상황 대처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고정화된 사고의 경질로 인하여 나와 다른 남의 의견을 쉽게 무시하거나 다수의 의견에 쉬이 동조하는 양상을 띄게 된다. 의무적인  복무를 마친 이라면 복무기간 안에서 각자의 개성이 무시되고 천편일률적인 획일성의 도드라짐을  번쯤 확인해 봤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행동주의의 병폐는 이후 나타난 인지주의의 발생에 기틀을 제공하게 된다.


행동주의(activism)

인지주의 2 세계대전 이후 1900년대 중반 행동주의의 부족함을 보완하며 나타났다. 당시 행동주의는 학생들의 개별적 역할을 무시했는데,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나타난 것이 인지주의였다. 인지주의는 학생들의 개별적 역할에 집중하며 역할 강조를 내세우지만 지나치게 강조된 역할 강조는 학생들을 ‘학생은’, ‘학생이라면’, ‘학생이니까등의 역할 신분에 매몰되게 만들었다. 인지주의 과도한 병패로 나타난 우리나라의 경우 대입을 맹목적인 결과로 받아들이는 고정된 사회 풍조가 만들어졌고 사교육 시장에 불을 지폈으며 결국 자본 경제 사회 체제 안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은 생존경쟁체제 아래 행동주의와는  다른 피해를 받게 되었다.


인지주의(cognitiveism)

사회문화 구성주의는 위에 언급한 행동주의와 인지주의의 실패와 경험을 토대로 재구성된 교육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는 ‘학습자의 현재 상태에서 교육을 시작하라 슬로건 아래 학생의 개별성과 집단성을  경험자(교사, 부모, 우수한 또래) 도움으로 이끌어가는 방식을 취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개별성과 집단성의 교집합 적인 부분을 근접 발달영역(ZPD)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경험자인 교육자로서  or 우리는 어떠한 역량을 충족해야 할까?



몇 년 전 지역의 아동센터에서 약 1년여간 학생들을 만났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시작과 마무리는 그럴듯했으나 당시의 과정은 매끄럽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당시 회기가 마무리될 때마다 '다음부터 지역아동센터의 학생들은 맡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한 마음이 학생들에게 은연중 드러났을 거란 생각에 부끄러운 후회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문득 당시의 아이들에게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동시에 미안한 마음도 한편에 간직한 채 더불어 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토대로 선 경험자인 교육자로서의 역량을 회고해 본다. 2016년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 연수 마지막 날 첫 현장실습 후 김선 선생님의 ‘정답은 늘 현장에 있다’란 말씀과 지난날의 회고가 준 깨달음이 일맥 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 불행인지 행운인지 그 뒤로 몇 년간 지역의 아동센터의 수업을 도맡아 운영을 했다. 지난 경험을 반성하며 성찰하고, 그 성찰의 결과에 따라 다음의 행위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반성적 실무가’가 되고자 했다. 그리고 반성적 실무가로서 실천하게 될 사회문화 구성주의의 학습관이 앞으로 만나게 될 학생과 사람들에게 귀중한 가치로 다가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고 지금도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기억과 망각 사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