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처럼 가벼운 초간단 천사채 잡채
평소 잡채를 좋아하는 어머니께서는 명절마다 꼭 잊지 않고 잡채를 만들곤 하셨다. 어머니가 구운 소고기와 각종 볶은 채소를 당면과 함께 커다란 양푼에 담아 손으로 버무릴 때면 집안 가득 명절 분위기가 풍겼다.
이리 와서 간 한번 봐봐!
어머니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쪼르르 달려가 아기새 마냥 입을 벌리면 따뜻한 손끝에 돌돌 말린 잡채가 입 안으로 쏙 들어왔다. 음식 솜씨가 좋은 어머니의 손끝에서 탄생한 잡채는 언제 먹어도 쫄깃하고 고소했다.
명절을 앞두고 어머니께서 서울 집에 와 계실 동안 뭘 먹을지 고민하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잡채를 내가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잡채는 비교적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 요리과정이 복잡한 편이라 요리 초보가 시도해도 괜찮을까... 살짝 겁이 났지만 어머니가 곁에 있으면 적어도 망하진 않겠다 싶어 없던 용기가 샘솟았다.
원래 어머니가 만들던 잡채는 고기와 야채들을 각각 볶아서 당면과 함께 버무리는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심플함을 추구하는 나의 요리 방식에 맞춰 고기와 채소를 한 번에 볶아 면과 버무리는 초간단 잡채로, 잡채의 면은 몇 년 전부터 다이어트 식품으로 유행인 천사채를 당면 대신 활용하기로 했다.
횟집에서 회 밑에 까는 바로 그것! 천사채는 해조류(다시마와 우뭇가사리)를 가공해서 만든 식품으로 100g 기준 10kcal로 엄청나게 낮은 칼로리를 자랑한다. 같은 양의 당면이 100g 기준 360kcal라는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천상계와 지상계의 차이다. 천사채로 요리를 만들어보는 건 처음이라 과연 맛이 있을지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천사채 250g
닭가슴살 100g (소고기나 계란 지단으로 대체 가능)
양파 1/2
당근 1/5
시금치 70g
표고버섯 50g (버섯 종류면 모두 OK!)
식용 베이킹 소다 1큰술
맛술 1큰술
올리브유 1큰술
다진 마늘 1/2 큰술
스테비아 1큰술
진간장 3큰술
참기름 1큰술
깨 1큰술
허브맛 솔트 1/2 티스푼
천사채는 예상외로 당면만큼이나 쫄깃하고 식감이 좋았다. 어머니는 천사채 잡채가 당면보다 부드러워 입맛에 맞다고 하셨고 심지어 동생은 당면인지 천사채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완전 대성공이다! 천사채 잡채의 성공 여부는 천사채 당면화에서 판가름 난다. 이때 핵심은 천사채를 삶는 타이밍이다. 천사채를 너무 오래 삶으면 죽이 될 수 있으니 베이킹 소다를 넣은 뒤 재빨리 면을 휘저어 탄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사채라는 이름은 먹으면 몸이 가벼워져서 천사처럼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뜻으로 붙여졌다고 한다.
천사채에는 미네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에 좋을 뿐 아니라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어 다이어트에 좋다. 결정적으로 가격까지 저렴하다.(1Kg에 2000원!) 맛도 가격도 성분도 천사같이 착하니 이름값 제대로 한다 싶었다.
명절에 강림한 다이어트 천사,
천사채 잡채 드시고 하늘을 날듯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시기를 바란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세한 요리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유튜브 <주니바의 식탁> 링크 명절에 강림한 다이어트 천사, 초간단 천사채 잡채
*이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하거나 2차 편집 및 재업로드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