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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즐기는 예술 교육, 임지영 예술 교육자

새들도 압니다. 사랑받고 있음을_윤정원

by 바다기린

예술 교육자이자 예술 향유 전파자 임지영 선생님과의 만남은 겨울의 끝자락에 외롭게 서 있던 내게 봄으로 향하는 길목을 열어준 따뜻한 바람 같았다. ‘예술감성교육’이라는 말조차 낯설던 나에게, 선생님은 활기찬 미소와 함께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장을 건넸다. 평소 혼자 조용히 그림 감상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3분간 그림을 응시하고 15분 동안 글로 표현하는 선생님의 수업 방식은 나의 마음 깊숙한 곳에 단단하게 굳어있던 무언가를 부드럽게 두드리며 무너뜨렸다.


처음 그림 앞에서 무언가를 써 내려가는 일은 어색하고 막막했다. 하지만 첫 수업에서 마주한 한 점의 그림 앞에서 나는 놀랍도록 자연스럽게 매혹되었다. 화폭 위에 펼쳐진 부드러운 색채와 섬세한 선들은 마치 오랜 친구가 속삭이듯 말을 걸었다. 그 순간 예술과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미술관과 갤러리는 더 이상 혼자만의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즐겁고 의미 있는 장소가 되었다.


좋은 경험은 나눌수록 더욱 빛난다는 생각에,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하고자 임지영 선생님께 예술교육리더과정과 심화과정, 고급과정을 들었다. 덕분에 아트코치로서 보다 전문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직접 수업을 하며 깨달은 것은 예술이 품고 있는 놀라운 공감의 힘이었다. 그림을 보고 글을 나누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 깊숙이 가닿았다. 각자의 글 속에 담긴 내면의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그 순간의 공감은 따뜻하고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윤정원 작가의 <새들도 압니다. 사랑받고 있음을>은 임지영 선생님을 생각할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림이다. 선생님의 공감 피드백은 늘 핵심을 찌르고 글쓴이는 물론, 듣는 이도 공감의 끄덕임이 자동반사된다. 예술 수업에서 빠지지 않고 꼭 소개하는, 모두의 공감을 끌어내는 대표 그림이기도 하다.

새들도 압니다. 사랑받고 있음을_윤정원

예술 교육의 경험이 쌓여가면서 이런 미적 경험을 지역에서 함께 나누고 싶다는 꿈이 점점 구체화되었다. 그리고 2024년, 우리 지역의 숨겨진 문화예술자원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예술을 체험하고, 이를 글과 그림, 이야기로 엮는 <안양, 숨은 예술 찾기>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직접 진행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과정이 언젠가는 다른 지역과 연결되어 더 넓은 세상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지금은 진행했던 프로젝트 사례를 연구하며 논문을 쓰고 있다.

<안양, 숨은 예술 찾기> 수업 과정, 참여자 전시 작품
수업 참여자 후기, 소감

앞으로 임지영 선생님이 늘 강조하셨던, 예술이 지닌 따뜻한 공감의 가치를 더욱 널리 전하고 싶다. 선생님과 함께 했던 그 특별한 순간과 소중한 조언들을 가슴에 새기며, 예술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정한 다리가 되어주길 꿈꾼다. 그림과 글, 그리고 우리가 만나는 순간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서로 간의 이해와 연대가 깊어지는 세상을 그린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예술감성교육이라는 행복한 여정을 계속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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