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에 대해 보통 두 가지로 말을 하곤 한다
전자는'무관심하고 다른 사람일에 흥미 없는 사람' 후자는 '하나하나 신경 쓰고 기억해서 피곤한 사람'
극과 극으로 기억되는 내 모습이다.
이 사람들 중에 후자가 나와 가까운 사람이다.
나는 굉장히 주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성격이다.
최대한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말을 꺼내진 않지만, 조금이라도 무언가 변했다 싶으면
그것에 온갖 집중을 해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물론 나 자신에게도 피곤한 성격이다
'왜 이런 생각으로 변했지? 나 때문일까?'
'그때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 왜 거짓말을 하는 거지? 무슨 이유일까'
다른 사람의 변화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버린다.
아마 내 머릿속에 방이 있다면 모든 방에 주위 사람들이 한방씩 차지해 더 이상 투숙객이 머물 수 없는,
빈방이 없는 상태일 것이다.
물론 내방조차 없다.
나는 수많은 방들이 있는 기다란 복도 한쪽 구석에서 어쩌면 새우잠을 자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내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 자신도 모를 때가 수없이 많다. 또한 내 생각을 바로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주위 사람의 생각엔 굉장히 민감해하고, 신경을 쓴다.
정말 이상한 성격이다.다른 사람을 생각하느냐고 나는 안중에도 없고, 나보다 타인을 생각하느냐고 내가 피해를 보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알고는 있지만 이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생각의 방이 포화상태인 나에게 생긴 요령이라는 것은 그래도 덜 친한 사람들에게는 신경을 아예 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좋은 요령은 아니란 것을 알지만 더 이상 방을 넓힐 수도,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을 버릴 수도 없는 나에겐 아마 최선의 방법이 었던 것 같다.
내 방을 찾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간단하다.
지금 내 감정은 어떠한가. 나의 원래 생각은 무엇일까. 나는 괜찮을 걸까
다른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나에게 이 질문을 먼저 던지는 습관을 가지는 것.
나의 생각의 주인은 나이고, 나의 것이니, 타인이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될 테니까.
내방을 찾아 내가 쉴 곳을 마련하고, 방에서 나와야 할 사람을 찬찬히 살펴보며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는 이상적인 방 관리 방법. 알고는 있지만 항상 맘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