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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슬비 Nov 01. 2018

기차 속에서

비가 많이 오는 날

기차 안

뿌연 화면 속

지나가는 풍경들


북적이는 기차 속

나 혼자 슬픈 노래 한 구절


내리고 싶지 않아

이대로 빗속을 뚫고 가는 기차안에서

여유로이 바라보고 싶어


빗속을 뚫고 가고 싶지 않아

비에 젖고 싶지 않아

나 대신 비를 맞아주는 기차 속에서

저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


그곳에 도착하면

비가 그쳐있었으면

그곳에 도착하면

내 마음 속 비도 그쳐 있었으면


비를 맞아도

감기에 걸리지 않을 만큼

건강한 사람이 되었을 때


마음 속에 비가 내려도

툭툭 털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겼을 때


그 때 내릴래

그 때 새로이 떠날래

그 때 까지는 여기서 비를 피할래


뿌연 화면 속

지나가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젖어있는 기찻길을 바라보며

앉아 있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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