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오는 날
기차 안
뿌연 화면 속
지나가는 풍경들
북적이는 기차 속
나 혼자 슬픈 노래 한 구절
내리고 싶지 않아
이대로 빗속을 뚫고 가는 기차안에서
여유로이 바라보고 싶어
빗속을 뚫고 가고 싶지 않아
비에 젖고 싶지 않아
나 대신 비를 맞아주는 기차 속에서
저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
그곳에 도착하면
비가 그쳐있었으면
그곳에 도착하면
내 마음 속 비도 그쳐 있었으면
비를 맞아도
감기에 걸리지 않을 만큼
건강한 사람이 되었을 때
마음 속에 비가 내려도
툭툭 털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겼을 때
그 때 내릴래
그 때 새로이 떠날래
그 때 까지는 여기서 비를 피할래
뿌연 화면 속
지나가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젖어있는 기찻길을 바라보며
앉아 있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