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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카이브 Sep 30. 2024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자랐으면 좋겠어

 나는 원래 아기들을 조금 어려워했다.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20살 전까지 나에게 그들은 조심스럽고 어려운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후부터 유치부 봉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이런 생각들이 조금씩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 아기들은 나에게 에너지와 웃음을 주는, 아주아주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고맙고 소중해

 6,7세 친구들을 맡은지 벌써 3년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이 친구들과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내가 선생님으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이 어린 친구들과 나 사이의 공기가 너무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런데 너무나도 고맙게도 이렇게 어수룩한 선생님한테 어린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 주었다. ‘선생님~ 선생님~’ 하고 부르면서 본인의 이야기를 술술 얘기하는 아이들은 정말로 사랑스럽다. 정말 ‘러블리’ 그 자체. 아이들은 나에게 와서 포켓몬 이야기, 태권도 학원 갔다 온 이야기, 티니핑 이야기, 수영 갔다 온 이야기, 키즈카페 간 이야기 등등 정말 다양한 얘기들을 해준다. 한 질문을 하면 대답 5개가 돌아오는 정도. 나의 역할은… 별거 없다. 리액션 크게 크게 해주고 아이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된다.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귀엽다. 작은 입을 정말 부지런히 움직인다.

 일주일에 하루, 하루 중 1시간.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정말로 소중하다. 사랑과 에너지가 넘치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도 이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너~무 귀여워요~

 요즘 알고리즘에 어린 친구들 릴스와 영상이 자주 뜬다. 처음에는 썸네일만 보고 넘겼는데 영상 한 개 보고 나니까 그 이후로는 무조건 멈춰서 보게 되더라.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까. 정말 이마를 탁! 치게 되는 귀여움이다. 특히 ‘태하’랑 ‘콩아윤’ 계정이 자주 뜨는데, 볼 때마다 녹아내리고 있다. 나도 랜선이모가 되어가는 것일까?ㅎㅎ 태하는 그 어린 나이에 똑 부러지게 말을 하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면서 귀엽고, 아윤이는 옥구슬 같은 목소리와 시그니처 뿌까 머리가 참 귀엽다. 일 년 치 ‘귀엽다’라는 말을 지금 이 아티클에서 다 쓰고 있는 것 같네.

 나는 아직도 종종 ‘아빠어디가’를 보면서 힐링하곤 한다. 어렸을 때는 그냥 아빠랑 여행 다니는 어린 친구들이 부러웠는데, 커서 보니까 느낌이 다르다. 아이들마다의 개성과 캐릭터, 예측할 수 없는 말과 행동들이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 시절의 감성이 느껴져서 마음이 몽글거리기도 하고…


 이렇게 방송으로든, 영상으로든, 사진으로든 어렸을 때의 모습을 기록하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최근에 어렸을 때의 내 모습과 젊은 부모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봤는데 조금 뭉클하더라. 이유는 모르겠다. 언제 내가 이렇게 징그럽게 컸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추억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것은 참 가치 있는 일인 것 같다.


어른들에게 웃음과 에너지를 주는 아기들. 아이들 특유의 순수한 모습이 힘을 주는 걸까?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넘치는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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