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행복이 조금 더 단단했으면 좋겠다.

by Something

지금처럼 생각이 많아지는 시점엔

내 안의 행복이 정말로 단단해서

내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해리포터 영화에

“익스펙토 페트로눔” 이란 강력한 마법이 있다.

이 마법을 할 때는 자신의 가장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 이 마법은 사람들의 행복한 기억을 뺏고 절망감을 주는 디멘터라는 나쁜 존재를 무찌를 때 사용되는데 “익스펙토 페트로눔”이라고 주문을 외우면 “패트로 누스”라는 에너지가 동물 형태로 나타나서 디멘터를 없애준다.


행복한 기억을 뺏는 디멘터에게 지지 않으려면

정말로 그 어떤 것에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행복의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


이번에 검색을 해보며 알았는데 라틴어로

“나는 수호자를 기다린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나를 지켜줄 수호자를,

강력한 행복의 기운으로 불러내는 것이다.

아니면 나를 지켜주는 수호자는

행복.

그 자체였을 것일까?

나에게 “디멘터”가 나타난다면 어떤 기억으로 물리쳐야 할까?

내가 위험할 때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훗날의 후회와 아쉬움 없이 단단하기만

행복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누군가 나보다 잘 되는 일이 생겨도

내가 질투하거나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다.

내가 평온한 마음을 갖고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난 그런 것에 굴복하지 않는 행복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까.


요즘 읽고 있는 “더 해빙(The having)”책에서도

“가지고 있음”에 대해서 나온다.

우리는 우리가 미쳐 알고 있지 않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있음”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으라 말하는 것 같다. 아직 더 읽어야겠지만.

처음에 회사 과장님이 읽고 계신다고 했을 때는

얼음을 녹이는 “해빙(解氷)”을 생각해서 무언가의 생각을 깨는 책인가 했었다.

어쩌면 같은 맥락일지도 모르겠다.


책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나는 “노인과 바다”소설에서 바다에 나간 노인을 기다리는 소년이 참 좋았다.

소년이 바다에 나간 노인을 기다리고,

노인은 바다에 소년에 함께 나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고, 함께하지 못한 소년에게 말해주려 기다린다. 소년이 노인을 기다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긴 향해를 끝내고 피곤에 지친 노인이 돌아오자

소년은 바로 노인에게 갔다.

먹을 것을 사 올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 했다.

그리고 먹을 것을 사 가지고 소년은 돌아왔다.

올 것이라는 확신과

거기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참 좋았다.


또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데미안의 글귀는

“저 문을 열면 데미안이 서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문을 열면 그렇게 보고 싶었던

데미안이 서 있었다.


어쩜 우리의 행복은.

아니 어쩜 나의 행복은 확신인 것 같다.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 자리에 그 누군가가 있어 주는 것.

그리고 그 믿음을 서로가 가지고 있다는 것.


내가 가진 행복에 대한 확신으로 조금은 위로받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SNS의 이슈였던 “행복 저금통”

기뻤던 일들을 종이에 적었다가 연말에 한꺼번에 꺼내보면 한 해 동안의 내가 느낀 행복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좋은 저금통이다.

우리의 행복이 쌓이고 쌓여서 녹지 않는 사탕 같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힘들고 지쳤을 때 그 사탕을 한번 먹고, 또 먹으면서 충전했으면 좋겠다.

녹지는 않고 커지기만 하는 그런 행복 사탕이 어디 없을까? 다음엔 어딘가에 존재할 행복 사탕을 가지고 동화를 써봐야겠다. 요정들이 지키고 있던 행복 사탕이 떨어져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서 겪는 이야기의 결말은 행복을 불신한 누군가로 인해 녹아버리는 사탕 이야기? 혹은 누군가가 그 녹지 않는 행복을 얻게 되는 이야기가 될까.

믿음과 확신으로 생긴 행복을 지키는 것 또한.

그 행복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그 어떠한 오해도 편견도 없이

그때 정말 행복했었다고 믿기.


무언가에 대한 기분 좋은 믿음이

나를 단단하고

고요한 바다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


예쁜 노을이 번져나가 바다와 하늘이

구분이 되지 않는 것처럼.

나만의 강력한 행복을 쌓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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