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오스타시스

by Something

심리학 책을 읽다가 이런 단어를 봤다.

호메오스타시스(homeostasis)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내가 학자는 아니라 정확히 말을 하긴 어렵지만

그때 책을 읽고 배웠던 호메오스타시스 풀이는

감정이 균형을 맞추려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기분이 좋을 때, 갑자기 슬픈 감정이 들거나

기분 나빴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감정이 한순간에 내려앉는 느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도 이렇게 균형을 맞추려는 것에서 생기는 것이었다.


나는 콘서트를 좋아해서 즐겁게 관람하고 있을 때 문득 기분 나빴던 일들이 생각났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눈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난다는 것에 당황하기도 했고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혼자 깊은 어딘가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주변은 신나고 큰 음악 소리가 들리는데 혼자만 생각의 굴 속에서 멈춰있는데 너무 이상했다. 티켓팅하고 며칠을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아니라 한 번이라도 더 쳐다봐야 한다. 귀에 들어간 음악이 나오지 못하고 나에게 스며들 수 있게 귀를 닫아야 하는데 왜 이러지 싶어서 끊임없이 정신을 차려야 했다.

그때 설명할 수 없던 감정이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너무 즐겁고 신나서 감정이 높으니까 가장 빨리 아래로 내려올 수 있는 기억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기억은 성공했다.

신나며 떠들었던 감정은 쓸데없는 생각으로 헤집어졌고 왜 집중하지 못할까 하는 다른 생각들로 콘서트의 기억이 희미해질 때.

또다시 들려온 음악소리에 집중해본다.

제발. 콘서트에 집중하자.


고3의 기분은 하루에도 열두 번 넘게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말을 고3 때 많이 들었다. 희망적인 생각으로 꿈꾸다가도 현실의 벽에 부딪히다 보면 고요해진다.


감정은 어떤 것일까.

우리의 오감처럼 명확하게 보고 듣고 하며 감정도 각자의 구분선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가장 기쁠 때 가장 슬프다는 말이 있다.

내가 가장 기쁜 순간에 이런 사소한 거에 내가 기뻐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힘들었구나 하는 약간의 슬픔도 느껴진다. 내가 기쁜 순간에 생각나는 어떤 과거와 미래의 기억들로 인한 슬픔이 당연한 감정이었다는 게 참 신기하다.

영화”인사이트”의 감정들 중에서도

기쁘기만 한 감정보다는 슬픔이 있어야만

진정한 기쁨이 된다는 게 느껴진다. 좋은 순간에도 ‘우린 다시 이런 순간이 올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으로 지낸다. 그러다 어떤 작은 시련이라도 닥치면 ‘내가 그러면 그렇지. 난 역시 안돼’ 싶은 생각을 달고 살았다. 내가 생각하는 것에 되는 것과 안 된다는 것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데, 스스로를 보이지 않은 선에 맞춰주고 나라는 존재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한다. 당연히 이제껏 그렇게 해왔으니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면 새로움을 찾을 수 있다. 오늘은 각 각 흔하게 입던 옷 두 옷을 함께 입었을 뿐인데도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다. 옷을 잘 입었다는 말은 내가 제일 듣고 싶어 하는 말이다. 그 말을 자주 듣지 않는데 어쩌다 한 번씩 듣고 나면 욕심이 난다. 더 나의 개성을 표현해보고 싶고, 이제는 남들의 시선도 개의치 말아보자 하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 잘 어울릴까? 했던 의심은 괜찮구나 하는 확신으로 바뀐 오늘이었다.


불안이란 감정이 당연하다는 걸 조금은 인정해보고 오늘도 내 마음이 편한 길로 가고 싶다. 나만 이상한 게 아니고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 일어나지 않은 일, 생각하지 않아도 될 일에는 조금은 관대해져 보는 것. 그것이 오늘 나의 하루의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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