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면 어떤 노래가 생각나냐고 물어보면,
암쏘 쏘리 벗 알러뷰~ 는 어린 측이고,
싫어 싫어~ 는 연세가 나온다고 했었다. 나는 나이보다는 팬심이라고 정리했으면 한다.
싫어~ 싫어! 가 생각이 났으니까.
하루에 몇 번이나 거짓말을 하며 살까?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회사에 출근하면서 시작된 일상에 생각보다 거짓말을 안 해서 놀랐다. 어릴 적에 문구점에서 오락했는데 노트 샀다고 거짓말해서 엄청 혼난 이유로 웬만하면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어차피 어색한 느낌이 많이 나서 잘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는 그냥 솔직히 말하거나, 도저히 아니다 싶으면 말을 안 한다. 그러다 어느새 나는 회사에서 자연스레 말 수가 줄어들었다.
나중에 후회하기도 하고, 결국 들키게 되는 일이라면 안 하는 것이 낫다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사회생활에서는 첫마디부터가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그 시작은 “안녕하세요~”
너 덕분에 안녕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안녕하세요~”를 외쳐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를 넘어갈 수 없으니 말이다. 이러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나의 안녕을 위해서가 아닐까.
지치고 피곤한 일상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해
내 감정과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거짓말이다.
‘어제도 너 때문에 화가 났고 맨날 화가 났지만,
오늘은 즐거운 아침이었으면 좋겠으니까’ 하는 작은 다짐으로 시작하는 다짐이자 최면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건 선의의 거짓말로 한정한다.
속이지 말아야 할 것을 마음의 안정이란 위선으로
덮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거짓말은 그에 따른 대가가 존재한다. 서로가 기분이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언제나 선택은 늘 그랬듯이 우리의 몫이다.
예전에 인사팀으로 취업 준비를 하기도 했었다. 그날은 외국계 기업 담당자분을 모시고 실전 모의고사를 진행했다. 인사팀에서 하고 있는 인사 업무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간단히 이야기하라고 하셨다.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내 차례가 다가왔고 나는 인사를 하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이 인사는 우리가 서로를 보고 안부를 건네는 말입니다. 반갑다고, 잘 지내냐고 많은 의미가 한 단어에 들어있습니다. 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안녕하고 있는지를 알아가는 게 인사팀에서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생각난 말이었지만, 잘 표현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으로서 인사팀의 업무는 그게 맞다 생각했고 그랬으면 했다. 네가 있는 그곳이 그 자리가 맞는지. 넌 어떤 업무를 하고 싶고 네가 한 일에 대해 제대로 평가는 받고 있는지를 적어도 반영할 수 있는 만큼은 고려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회사를 옮겨 다니며 봐왔지만, 적어도 인사 발령 담당자라면 이 직원은 어떤 업무 담당자고,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끼리 바꿔야 하는지, 혹은 다른 팀으로 옮겨줘야 하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나 싶다. 물론 내가 해당 팀이 아니라 업무를 모르니까 이상적인 원론적 이야기로 쉽게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소개가 끝나고, 토론 면접이었는데 토론 면접은 처음이었어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당황했었다. 결국 이 모습은 앞에 계시던 인사 담당자님에게 실망감을 드렸다. 그리고 명함을 주고 싶었는데 못 주겠다고 하셨다.
이제 와서 후회해도 어쩔 수없다. 난 내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했고, 어쩌지 하는 순간 사회자가 왜 말 한마디도 안 하냐는 소리를 들었다.
어쩌면 이렇게 치열한 순간에 난 뭐했던 걸까.
시간이 많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걸 보면 아직도 그 기억과 이별을 하지 못했나 보다.
안녕을 해야 하는 데.
오늘 하루는 안녕했을까.
그런 아픔을 겪으며 취업한 회사에 출근은 잘했고, 사람들과는 평온했으며, 업무는 어떠했나.
점심은 잘 먹고, 퇴근은 잘했는지.
사람마다 오늘의 안녕 기준은 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 또한 다를 것이다.
시작과 끝을 나타내는 이 단어에는 힘든 하루 끝에 그래도 괜찮은 하루였다고 위로하는 작은 거짓이 되어 있을 수도 있고, 애써 감추기 위해 휴지통에 버리고 보는 진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표현 중에 거짓을 담아 스스로를 위로해주게 만드는 단어가 “안녕”이지 않을까.
이 단어는 모르는 사람을 아는 사람으로 바꾸는 마법을 부리는 동시에, 친한 사람도 한순간에 몰랐던 사람처럼 바꾸기도 한다.
오늘 나의 하루는 안녕했을 것이다. 그래야 오늘 하루 동안의 나의 수고로움이 위로받을 것이다.
그래야 오늘의 하루와 안녕을 고하고, 내일의 안녕을 구할 것이다.
오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