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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피스토 Oct 09. 2022

하늘 물고기

하늘 물고기          

-신 주 현


물속에서 가장 높은 곳,

수면은 하늘입니다.

여름 한낮 

이불보만큼 두꺼운 수면을 뚫고

물고기는

반짝 솟았다 떨어지곤 합니다.

한 뼘 하늘을 범했던 찰나, 

지느러미의 미끈한 탄력

시침질해놓은 기억을 더듬어 

튀어오릅니다.

들실 날실 퐁퐁거리며

조각난 하늘을 이어 붙인 꿈을 봅니다.

꿈을 본 하늘 물고기는

물속에서만 삽니다.

낚시 바늘 같은 구원이

로또처럼 찾아오는 그날을 기다리며


-기발표작 <다층>,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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