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여자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ep12
정말 한순간이다.
대화를 하는 도중,
상대방에게 기분 나쁘다는 말을 듣는 것은.
농담인 듯, 진담인 듯,
의도적이던, 의도적이지 않았던.
“뭐예요, 그 표정. 약간 감정 상하네. 기분 나쁘려 하네요.”라고
직설적으로 말해주는 후배에게,
그나마 친하다고 내가 막대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대화를 하다 찬 물을 끼얹듯 관계가 서먹해진다.
오늘도 그러했고,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자주 비슷한 말을 계속 듣는다
그건 ‘말투’와 동반되어 오는 ‘표정’에 대한 개선에 대한 지적이다.
첫 번째, 나는 일명 얼굴에 표정이 다 드러나는 사람이다.
포커페이스가 잘 되지 않는다.
오해라기보다, 그냥 나에게는 득 보다 실이 되는 케이스다.
두 번째는, 내가 의도치 않게 표정이 아닌 말투에서
조금 차갑거나, 무시하는 듯한 게 더해져 안 좋아지는 케이스다.
이 부분은 내가 고치고 싶긴 한데, 아차 할 때가 있다. 오늘처럼....
근데 오늘은 내가 더 뜨끔 했던 건,
나는 전혀 무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난 그저 ‘진짜 이 브런치 플랫폼 몰라? 진짜 들어보지 못했어?’라고 의아해서 두어 번 물어본 것인데, 그게 자칫 ‘그것도 못 들어봤니? 그걸 몰라?’라는 톤으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내가 안다고 해서,
또 상대방이 모른다고 해서.
그걸 왜 모르냐는 식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면
기분이 상했다면, 그 표현이 적철치 않을 수 있다.
너무 편해서, 그냥 난 괜찮다고 생각했고,
그냥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알려주려고 한 것이었는데, 가끔 나의 말투는 부드럽지만은 못한 것 같다.
표정이 왜 그래,
말투가 왜 그래...
라고 들으면..
그게 나의 아킬레스건이다.
솔직히 지금 와서
이 모든 것을 고치기도 쉽지 않고,
표정이나 말투도 가끔 내가 다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여 속상하다.
단지, 내가 나이가 들면서 노력하는 것은
정말 진심 어린 빠른 사죄다.
고마운 사람에게 상처 줄 마음도 없고,
사람들과 더 이상 멀어지고 싶지도 않은데...
요즘처럼 다 힘든 때에는 말이다.
“차장님 얼굴이 너무 어두워 보여요”..
저녁을 먹는데, 팀 막내가 나에게 이야기한다.
고민이 있고, 삶이 힘들어도
다 나처럼 ‘표정으로 이야기’ 하지 않을 터인데,
그래도 지나다니면서 보면
‘아 저 사람은 항상 밝아서 기분이 좋아’라고
듣고 싶은데, 그걸 고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그냥 좀 퉁명스럽고, 차가워 보여도 나의 있는 모습 그래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지치고 힘든 요즘..
나를 진정 고치면서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
그럼에도 남에겐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싶은 다짐.
조금 더 나의 까칠한 면을
부드럽게 다듬고 싶다.
그리고....
퇴근하고 싶다.
(야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