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여자직장인으로 살아남기 ep20
야근의 연속과 일에 허덕이는 삶
보고서에 보고서를 만들고
손에 익숙지 않은 허덕이는 실무와
기획을 해야 하는데 기획할 시간을 안 주는 일들의 연속에, 하던 일들이 줄줄이 교통체증에 밀린 차들처럼 밀렸다.
주변에 대리는 일을 하다 막판에 못하겠다며 손을 놔버리자 애초에 일 분배나 도움을 청하지 못해서 지금 와서는 너무 늦어 아무도 도와주지 못한다며 일을 다 부여잡고 놓지 못하는 그를, 고생만 하고 결과가 어그러져 욕만 먹는 그를 안타까워했다.
나는 차장이니, 그와는 다르게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시간만 준다면, 급한(?) 일이 치고 들어오지 않는다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쉼 없이 달려오고, 주말에도 일을 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위에서는, 차장인 내가 대리를 잘 도와주지 않는다며 의아해하고, 도와주라고 한다. 힘이 빠진다.
야근하다 집에 오는 버스에 몸을 싣고,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도대체 훗날 지나서 이렇게 하루하루 애쓰고 아등바등하는 오늘을 돌이켜보면, 오늘이 정녕 나의 삶에 어떤 귀중한 경험과 살이 될지는 정말 모르겠다. 아무것도 도움이 안 되는 하루. 야근을 하다 일을 던져놓고 오고, 아침에도 한 시간 일찍 출근해서 피곤하고, 이렇게 정말 정신없이... 나는 내일모레 내 생일을 맞이할 것 같다. 속상하고 허무하고 화도 난다. 그냥 일상 속 하루이지만, 나 자신을 위한 여유 있는 시간과, 인생을 돌아보고, 하루에 한 시간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은 있는데... 일은 너무 많아 자고 일어나면 회사요, 어떻게 하면 이 일들을 쳐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하루하루, 나의 삶을 의미 있게 살고 싶다.
난 다른 길을 가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
못하는 일을 열심히 하려 하지 말고
잘하는 일을 더 잘하려고 해 보자.
그런 의미부여가 의미가 있을까... 마는
오늘 한 일이 내일 도움이 되는 그런 하루,
아니 한 시간씩이라도 ‘이기적’으로 살자...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지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하루하루가 소중하지만 하루하루가 초고속 LTE보다 빠른, 인생 별거 없다고, 삶에서 의미를 버린 40대부터 아마 그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시간에..
이번 한 주를 무사히 잘 끝내고
편하게 주말에 쉴 수 있을까 고민한다...
내일 누구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다지만
내 인생은 크게 변하지 않겠지?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