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 여자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2년이라는 실무의 시간]
6월
오늘로 내가 이 팀에서 있은 지 2년.
어딘 가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 그리고 후배들이 더 이상 어리거나 그때의 직급이 아닌 팀장이 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40대 중반에 다시 실무를 잘할 수 있을까, 1년을 버틸 수 있을까 하던 시간 등이, 실무자로서, 직장인으로서, 내가 이 조직이나 사회에서 젊은 직원들과 경쟁하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그 시간들. 그렇게 나의 2년이 흘렀다.
10년이 되면 팀장이 되고, 20년이 되면 임원이 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오롯이 개인적인 나의 경험으로, 마케팅 직무는 “전문가”가 되기에는 너무나 무수한 답이 존재하고, 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그 와중에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기획하고, 그러기에 어찌 보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지만, 어떻게 해야 전문가가 되는지에 답이 없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직무 범위는 굉장히 광범위하고, 조직마다 “마케팅팀”에게 원하는 업무, 역할, 책임, 결과의 범위는 다르다.
마케팅 기획, 마케팅 전략, 마케팅 실행, 마케팅 운영.
온라인 마케팅, 오프라인 마케팅, IMC, 브랜딩, 캠페인 기획, 제작물 기획, 이벤트 운영
온라인은 또 더 세분화하여 퍼널 마케팅에 필요한 콘텐츠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웹사이트 최적화, SEO, SNS 채널 운영, 등을 통한 디지털 마케팅 전체를 잘 핸들링할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요한다. 그만큼 실무진을 뽑을 때도,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뽑기는 쉽지 않고, 마케팅 대행사 역시 핸들링해 본 대행사의 범위도 다 다르다.
종합대행사, 광고대행사, 홍보대행사, 웹사이트 기획/제작/운영 대행사, 디자인 에이전시, 영상제작업체, 기프트/프로모션 업체 등 대행사와 핸들링해야 하는 업체들도 수두룩하다.
그래서 마케터에게 요하는 재질은 co-work과 communication 스킬이다. 많은 사내의 대/외 부서들과 협업을 해야 하고, 하나의 제품 또는 브랜드 출시 또는 마케팅을 하기 위해선, 제품/서비스는 물론, 경쟁사 특히 고객과의 소통, 구매 여정에 모두 함께 하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만능이 아니기도 하지만, 돈을 제일 많이 쓰는 부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영업과 매출로 직결되지 않는 경우, 질타를 받기도 하고 (영업팀이 따로 있음에도) 광고비 효율 ROI나 ROAS 등에 대한 검증이 힘들면 광고비 삭감이나 마케팅팀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직도 나는 서점에서 제일 먼저 가는 곳은 경제/경영 쪽이고, 마케팅으로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서적이 나오는지, 어떤 프로필의 사람들이 책을 내는지 궁금해한다. 나도 전문 분야로 내가 누군가에게 마케팅을 알려줄 수 있을까 되새겨본다.
이제는 꼭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거나 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 미우나 고우나 오랜 기간 마케팅을 하면서 나는 이 직무 자체를 사랑하고 있는 듯하다. 아는 게 이것밖에 없고, 한 게 이거밖에 없고. 힘들도 어려워도 그래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그래서 앞으로 조금씩 매일 나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하는 삶. 나에게 만족하는 삶. 지금은 하루하루 나를 다독이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