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사람을
나는 잊지 못한다.
너무나 아끼고 좋아했고
그녀가 나에게 보여준 모든 것이 진심이었음을
그렇게 믿어왔고
상처를 너무 많이 받고 힘들었지만
그 이면에는 나를 한 번만 더 잡아줬으면
했던 마음과
그래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였으면
난 어쩌면 퇴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믿어주지 않고 못난 상사 때문에 힘들어도
팀원이 믿어주면 버틸 수 있는 힘이
그리고 같이 으쌰으쌰 헤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갑작스레 그 끈이 끊어지고
서로 힘들다고, 서로 모든 걸 놔버리게 되고,
서로 자신의 상처만은 봐달라고 탓을 하며
서로 인간관계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렸고,
서로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우리는 헤어졌다.
남들이 보면 연인 사이었냐며 비웃기도 했다.
우리가 가진 이 상처가
누가 손을 쓸 세도 없이
좋았던 인연이 악연으로 버려졌고,
서로 진심을 이야기하지 못했고,
마지막 대화는 대화도 아닌 비참한,
서로 날 선 비방과 비판으로 얼룩졌다.
난 온몸에 멍이 든 것처럼
멘털이 무너졌고
지금도 그 시간을 돌이키면
맘이 아프고 심장이 두근거리게 힘들다.
아직도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
날 선 단어들,
원망과 화로 얼룩져 쏟아내던 말들,
팀장이면, 리더면,...
그 사이에서 침묵하며 답을 찾는 사이,
난 팀원이 팀장 잡도리하는 대상이 되어 있었다.
방법이 서툴러도 그녀는 노력했다고 생각할 것이고,
(무엇이든, 무엇이 되었든, 태도는 무례했고,)
그 과정에서 침묵한 나는 그녀는
내가 문을 두드려도 반응하지 않았다고
답답했을 것이다. 위에선 그녀와의 일을
개인적인 관계 이슈라고 덮고 싶어 했고,
계속 일로서도 팀장으로서 위상도,
신임도. 생기기 어렵게 만들었다.
나는 일회용처럼 쓰다가 버려졌다.
나에겐 퇴사 외에는 아무런 초이스가 없었다.
나의 자발적 퇴사이나, 쉬면서 돌이켜보면 볼 수록
그 힘듬에는 아쉬움도 있다.
허전함이 있고
외로움이 있고
미련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녀와의 인연은 악연이고
그 사람이 되바라지고 잘못된 태도와 행동을
나무랐다.
나는 그녀의 날 선 말과 태도에 무너졌지만
그녀도 나처럼 지금 힘들지 않을까 하는
되려 착각을 한다.
두어 달 동안 연락도 없는 사람이
과연 이제와 연락을 할까? 내심 기다렸다.
난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거다.
안다.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하눈 인연이 있다.
가까이하면 나 자신만 힘들어지는,
그 사람이 참 좋은데…따듯했는데….
우리는 어쩌다 너무나도 차갑고
너무나도 한순간에 멀어진
그런 사이가 되었을까.
애써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다시 맘을 다잡아 본다.
한편으론 상하 관계에서
서로 원하는 리더십-팀원 관계가 안되면
일의 퍼포먼스도 낼 수 없다.
그걸 나도 해줄 수는 없기에
우선 사람 관계보다 관계의 유지 조건에
그 기대치와 역할론, 책임론이 포함되기에
과감히 그녀에게는 내가 그녀를 포기한 것처럼
느끼게 했고, 이건 배신이라 하겠지만
난 그런 이유로 떠났다.
그 모든 결심에는
그녀에 맘에 들게 내가 바꾸는 건
나를 위해 사는 삶이 아니리는 거.
착한 팀장 콤플렉스를 벋어 던져야 했다.
돌아오지 않는 미련의 메아리.
상처로 얼룩진,
사과 한 마디와 그리움.
원망스럽지만 보고 싶은 사람.
그녀의 카프가 바뀌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걸 보면서
나의 대한 죄책감은 1도 없음을 다시 느낀다.
내가 손을 내민다고,
다시 좋아진다고 할 수 있는 사이도 아닐 것이다.
나는 무엇을 바라는 걸까.
한 편으론,
나 자신을 위해 싸우지 못하고
화를 내지 못하고 방어하지 못한 화가
억울함이, 분노가 있다.
이렇게 나왔지만,
가해자에게 화도 못 냈던 나.
명예훼손도 하지 못한 나.
그냥 이렇게 흘러가야 하는 게...
내가 루저인가 싶은...
내 상처가, 맘이 쉽게 치유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지금도 그녀의 머릿속에 내가 어떤 이미지로
남아있을지 걱정하는 것 자체가... 웃기다.
지나고 보면, 그녀의 평가가
내 인생에, 삶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난 힘든 1년 후에 남은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더 힘든 것일 수 있다.
그 시간이, 의미가 없어 사라진 것일까 싶은.
내 삶의 한 조각.
반성한다.
1년 동안 나는 쿨 한 척 살아왔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고
나는 변해야 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낯선 나였다.
내가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시킨 일만 한 것도 사실이다.
열심히 했지만, 내 성과였는지
그를 위한 성과의 도구였다는 생각만 든다.
나는 배를 항해해야 하는 선장이라는 지리에서
키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그냥 키로 살았다.
힘들었다.
애썼다.
(아마) 그래서 주변에 모든 사람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팀장을 하면서
제일 많은 일을 했지만,
어느 때보다 주도적이지 못했다.
일로서 성장하지 못했고,
버티지도 못했다.
이렇게 나오지 않았으면
온전히
나로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 과정이 미숙했고
그 과정이 상처로 얼룩졌고
그 과정이 지금의, 오늘의 내가
다시 나로 돌아오는 시점에
나로 돌려보냈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닐까..
이제 나도,
이렇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