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생각
원래 나는 모르는 번호는 잘 받지 않는다.
평온한 주말 저녁.
보통 전화 통화를 집에서 거의 하지 않는 편.
TV보다 방에 오니 두 시간 동안 모르는 번호로(지금은) 23통째 계속 전화가 온다. 보통 급하면 문자도 남길 법 한데 2-3분에 한 번씩 전화만 걸려온다. 스팸 자동 발송에 걸렸나, 아님 혹시 주변에 무슨 사고인가 싶어 걱정도 되는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그런 일이 일어날 일이 없어 그냥 놔두고 있었다.
모르는 전화를 받아야 하나?
저녁 10시가 넘음 이 시간,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누군지 모르겠지만, 남에게 전화하는 것도 비매너.. 이럴 땐 어떡하세요?
1.
전화번호 확인 좀 하세요.
참다가 전화받았더니 어느 아주머님이 무턱대고 “왜 전화를 안 받냐, 문산이다” 하신다.
난 무슨 말이시냐고 했더니 “같이 사는 사람 아니냐”,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냐”신다. (본인이 걸으셨는데??) 아니 “도대체 몇 번으로 통화하신 거냐”라고 하니 전화번호를 불러주셨고, 전화번호가 한 끝 차이로 달랐다. 다르다고 하니 죄송하다 한 마디도 없이 뚝 끊는다. 열 받는다..
2.
다시 걸려온다.
이번에도 “왜 전화 안 받냐, 안 받으면 어떡하냐”라고 해서 “아니 전 모르는 사람이고 아니라고 전화번호 말고 이름을 말씀하시라고, 누굴 찾으시냐”라고 했더니 (이 정도면 아까 통화한 사람인 걸 모를까? 통화하시려는 분하고는 처음 통화하시는 건가? 목소리가 내가 그렇게 같나? 그 사람도 젊나? 내가 목소리가 늙었나?)
그랬더니 “이름은 모르고 지금 사는 집을 샀는데, 뭐 그 전 주인 연락처에 내 전회 번호랑 다른 전화번호가 있던지, 부동산인지 알 길은 없다. 내가 짜증이 나서 다시 번호 불러달라고 하니 어라, 이번에 불러주시는 번호는 또 내 번호다. 이제야 이번엔 실례했다며 끊으셨지만... 아까 추적 60분 부동산 갭 투자 사기꾼 편 봤는데..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그럼에도 전화 막무가내로 안 했으면 좋겠다.
내가 집이라도 소유하면 덜 억울하려나..
집도 없고, 문산에 지인도 없고...
일반화하면 안 되는데, 아주머니들이 무턱대고 전화하는 게 이런 스타일인가...
해프닝이라고 하기엔 좀.. 기분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