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집에서의 첫날

첫 식사, 첫 잠자리, 첫 쓰레기

by 피터의펜

앞으로 며칠은 계속 정리를 해야겠지만, 일단 구역별로 분류는 마친 상태다. 급하게 몰아치듯 끝내기보다는, 며칠이 더 걸리더라도 제대로 해보기로 했다. 말 그대로, 천천히.


그래도 이사 첫날 치고는 꽤 훌륭하다.


짐 정리 다음으로 가장 먼저 한 일은 다름 아닌 ‘배달앱 주소 바꾸기’였다.

현대인의 생존 필수 앱,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에 우리 집 주소를 입력하고 나니 드디어 실감이 났다.


'이제 이 집에서 밥을 시켜 먹는구나.'


오늘 저녁 메뉴는 일식으로 정했다. 계란 초밥을 유난히 좋아하는 둘째와 김치볶음밥을 찾는 첫째의 기호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고민한 끝에, 가까스로 한 가게를 찾았다. OO초밥집. 메뉴 구성이 기가 막혔다.


마지막 관문은 위생 점검이다. 우리는 이 가게가 세스코 멤버스인지, 최근에 위생 검사받은 기록이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한 뒤에야 드디어 주문하기를 눌렀다.


62,000원.


만료가 3일 남은 5천 원 할인 쿠폰을 썼는데도, 결국 찍힌 금액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우리가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를 말이다. 평소 같으면 모둠 초밥 두 개면 끝났을 일이었는데, 광어는 광어대로, 연어는 연어대로 따로따로. 그야말로 새 집에서의 첫 끼니에 혼신을 다했다.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새 식탁에 둘러앉아 먹는 첫 저녁. 기분만큼은 오마카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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