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보다 따뜻했던 사람들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마음속에 늘 궁금한 게 하나 있었다.
"여긴, 도대체 몇 명이 다니는 걸까?"
악기점 안쪽의 작은 작업실 겸 교습실.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많아야 다섯이다. 언뜻 보면 그냥 기타 파는 동네 악기점 같지만, 가끔 다른 회원이 바삐 드나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작은 공간 어딘가에 ‘다른 세계’가 숨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제대로 된 홍보도 없다. 웹 게시판을 아무리 뒤져봐도 수업에 대한 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커리큘럼은 있지만, 포스터도, 광고도, 시간표도 없다. 수업에 한번 발을 들이면 나올 수 없는 은밀하고 마성의 기타 학원. 그러니 누가, 얼마나 다니는지는 늘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에게 톡이 왔다.
"오늘 저녁 7시, 전체 합창 연습 있습니다."
'전체'라는 단어에 잔뜩 긴장됐다. 평소 궁금했던 바로 그 '전체'가 누구인지, 오늘 드디어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나는 학원 문을 조심스레 열었고, 그 순간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기타를 메고 앉아 있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열 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둥그렇게 앉아 기타를 튕기고, 악보를 넘기고, 조율을 하고 있었다. 20대부터 70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비밀 모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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