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보충수업
기타를 치기 시작한 뒤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음이 예전보다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는 거다. 음악을 곁에 두고 살다 보니 힘들고 지칠 때, 위로가 되어준다. 실력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노래를 흥얼거리고 멜로디를 따라 부르다 보면 어느새 여유도 생긴다.
혼자 앉아 악보를 보고 코드를 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도 없는 평일 저녁. 기타 선생님에게 카카오톡 문자가 도착했다.
"오늘 저녁에 시간 되세요?"
"네, 가능은 한데... 어떤 일 때문에요?"
화요일과 목요일은 아이들 학원 때문에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월요일과 수요일은 비교적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넌지시 가능하다는 뜻을 보냈다. 그래도 긴장은 된다.
설마 갑자기 시험을 보려는 건 아닐까?
"오늘은 왈츠 주법을 한 번 가르쳐드릴라고 해요. 시간 되면 6시까지 나오세요."
그 짧은 말에 머릿속이 분주해졌다. 6시까지 가려면 퇴근 후 전력 질주다. 정신없이 마무리하고, 기타 가방 들고, 숨 돌릴 틈 없이 악기점으로 향했다. 피크는 챙겼나? 악보는 가방에 넣었나? 확인도 못 하고, 그저 달렸다.
"오늘은 ‘모닥불’을 쳐볼 건데... 아마 모르실 수도 있죠? 오래된 노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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