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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의 선물

제1장 몽땅이 스토리

by TongTung

일상에 행복을 느끼며,

루카의 놀이방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던 어느 날, 엘리가 무언가를 손에 들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엄마가 깜박하고 이제야 가져왔네. 이 팬슬 홀더를 끼우면 그 짧은 색연필도 쓸 수 있을 거야. ”


엘리는 미소를 지으며 몽땅이를 조심스럽게 꺼내 팬슬 홀더에 끼웠습니다.


사실 루카는 파란색을 좋아했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귀엽고 작은 파란 색연필은 더욱더 좋아할 수밖에 없었죠. 몽땅이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엄마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마워, 엄마!”

루카는 엘리의 볼에 뽀뽀를 해주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몽땅아, 이제 드디어 너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어! 엄마가 홀더를 사다 주셨거든. 정말 잘됐지? 앞으로 잘 부탁해!”

루카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말에 몽땅이는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자신이 루카의 손에 들리게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했습니다. 놀이방의 친구들도 몽땅이의 새 출발을 함께 기뻐하며 축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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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몽땅이는 깨달았습니다. 부러지고 작아졌다고 해서 가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고. 자신이 깨어난 이유는 단순히 우연이었을지 몰라도, 지금 이 순간을 통해 진짜 의미를 찾게 되었다고.


그래, 난 부러지고 짧아진 조그만 색연필일지 몰라.

하지만 이 부러진 끝으로도 충분히 선을 그릴 수 있어.

내가 가진 빛만큼 환하게 빛나면 충분해.

친구들의 색과 어우러져 무지개를 완성할 거야.

그건 누구도 대신하지 못할, 나만의 행복이니까.

파랑이 다 닳아 사라지는 그날까지—끝까지 반짝일 거야.


놀이방은 따뜻한 햇살과 웃음으로 가득 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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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자, 연필통 속 색연필들은 하나둘씩 몽땅이가 되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아직 몽땅한 채로 깊이 잠들어 있고, 또 다른 친구는 살금살금 눈을 뜨며 첫 깜빡임을 준비하고 있네요.

몽땅이는 갓 깨어난 노랑 몽땅이를 살포시 감싸 안았습니다.

“처음엔 조금 무섭지만, 곧 네 빛으로 세상이 포근해질 거야.”

그 따뜻한 속삭임에 노랑 몽땅이의 끝이 미세하게 떨리며 빛났습니다.

몽땅이는 새로 깨어난 친구들을 반겨 주고, 그동안 일어난 작은 기적들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렇게 연필꽂이 안에는, 오늘도 누군가의 첫 깜빡임을 기다리며 또 다른 아침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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