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번째 브랜딩스토리
못생긴 빵집. 어글리 베이커리에 대해서 알고 계시나요? 망원동의 망원시장 근처를 가게 되면 한 작은 베이커리 카페 앞의 긴 줄의 행렬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 '어글리 베이커리'라는 빵집인데요. 긴 줄의 행렬임에도 불구하고 지인의 빵을 사다 주려는 듯 전화를 받으면서 다시금 줄을 서는 고객들도 눈에 보였습니다. 왜 '못생긴 빵집, 어글리베이커리'를 이렇게 많은 고객들이 찾아주는 걸까요?
어글리베이커리는 빵에 진심인 '빵대장'이 전국 곳곳 빵을 먹으며 빵지순례를 다니다가 탄생하게 된 베이커리집입니다. 빵대장은 어글리베이커리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정정훈 셰프인데요. 11년간 베이커리 셰프로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호텔에서 경력을 쌓다가 드디어 자신만의 빵집을 차렸습니다. 정정훈 셰프는 빵지순례길을 걸으면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빵기록을 남기기 시작했고, 그 과정 속에서 잠재고객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빵에 대해 진심인 이들이 모여, 빵대장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 속에서 빵대장이 오픈한 빵집은 팔로워들에게도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었습니다.
최근 흑백요리사에서 요리하는 돌아이 윤남노 셰프가 인생요리 경연에서 '못난이 양파 수프'를 만들었던걸 기억하시나요? 그는 맛은 똑같은 양파이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가치가 절하되어 판매되는 양파가 꼭 자신과 닮아있다며 못난이 양파로 만든 못난이 양파 수프를 선보였습니다. 이 경연을 보면서 '못난이'라는 단어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정정훈 셰프는 이 고정관념을 이용해 베이커리집을 열었습니다.
정정훈 셰프가 말하는 '어글리'의 본뜻은 빵 안에 천연재료를 듬뿍 넣으려면 모양이 못생겨질 수밖에 없어 '어글리'하다고 말합니다. 빵 안에 아낌없이 넘치는 재료를 넣어 선보이는 빵은 어글리 하지만, 건강하고 맛있는 재료를 전달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라는 뜻이 가게에 묻어납니다. 그래서 어글리베이커리는 '조금 못생겨 보이는 제품일지라도 맛있고 건강하게 만들자'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글리베이커리가 무엇보다 특별한 이유는 바로 동네 빵집에 '팬덤'이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팬덤의 첫출발은 바로 '인스타그램'이었습니다. 빵대장은 빵지순례를 다니면서부터 잠재고객들과 자주 소통을 하며 지냈고, 가게 오픈 후에는 매일 같이 인스타그램에 '오늘 나오는 빵/솔드아웃/현재 상황'등을 실시간으로 올리며 빵집에 대한 소식을 고객들에게 알려주며 소통했습니다. 또한 소통의 과정에서 고객들의 진심 어린 조언들을 수용해 나가면서 가게에 반영하며 진정성 있는 소통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브랜드에서 팬덤의 힘은 강력합니다. 팬들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에 대한 행위를 스스로에 대한 행복감에 그치지 않고, '모방화 욕구'를 통해서 심리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스타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에 구매 태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게 되죠. 즉, 동일시의 욕구가 강하게 있는 게 팬덤입니다.
어글리베이커리가 구축한 팬덤은 빵을 좋아하는 이들은 곧 어글리베이커리의 빵을 먹는다와 같은 동일시의 욕구를 형성한 셈이죠.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문화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커지는 시장이 '디저트 제빵'시장입니다. 문화/여가 생활을 즐기기 위해 서양 문화처럼 아침에 브런치/빵을 먹는 문화가 한국에도 자리 잡게 되었고 앞으로 서양문화의 빵 먹는 문화에 대한 수용은 문화 생활 수준 향상으로 인식될 테니까요. 특히 제빵시장에서도 어글리베이커리가 주력으로 만들고 있는 '플레인빵' 시장 규모의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앞으로 더욱더 다양한 #반갈샷 을 볼 수 있겠죠?)
동네빵집이었던 작은 빵집이 전국곳곳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아 유명한 빵집이 된다는 건 꽤나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나의 빵집이 주는 효과는 주변 상권까지 같이 살게 만들거든요. 이처럼 어글리베이커리의 성장을 보면서 다양성 시대에 살고 있는 시대에 더욱 많은 다양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넓어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