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째 브랜딩 스토리
브랜드 캠프 IN&OUT 두 번째 이야기는 '로컬 브랜드의 작은 이야기'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로컬 브랜드 대표님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운영하면서 겪은 로컬 브랜드란 무엇인지, 어떤 전략을 통해 브랜드를 알렸는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솔직하게 듣고 깊게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1984년 부모님이 수유리에서 운영하셨던 '칠복상회'라는 이름을 물려받아 시작한 카페 칠복상회는 2014년 개업 후 11년 동안 수유리 동네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점차 로컬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채규원 대표님은 지금까지 칠복상회가 운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엔 '동네 주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해 주셨는데요. 카페를 운영하는 11년 동안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결국 카페를 찾아와 주고 걱정해 주는 '동네 주민'분들이 계셨기에 지금까지 운영해 올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낯선 이름 없는 카페로 재오픈했을 당시, 동네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주변 이웃들에게 직접 떡을 돌리는 시간도 있었고, 이웃들과 같이 밥을 먹고 추억을 쌓아가며 같이 지내는 한 명의 이웃으로 다가섰습니다. 스스로를 주민들과 같이 나누고 협력하는 '협력자'로서 다가가며 동네 주민분들과 유대감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관계가 형성된 거죠.
다양한 메뉴 개발과 지역 내 활성화를 위한 아이템을 고민했어요.
테이블이 4-5개밖에 없었던 시절부터 '우리답게' 고객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늘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기억에 가장 남는 건 4-5개지만, 각양각색의 테이블과 의자를 가지고 와 매주 다르게 배치하며 작은 평수지만 '변화'를 주었습니다. 또한 수유리동네를 알릴 수 있는 '북서울 숲의 꿈'이라는 지역 특색을 반영한 메뉴이름과 개발도 했으며, 고객들이 오실 때 어떤 테이블에 앉느냐에 따라 잔과 빨대 색상까지 다르게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고객에게 어떻게 하면 '칠복상회 로스터스'답게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늘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던 시간들에 대해 깊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시행과 착오라는 이름을 지은건 제 인생과 닮아서이기 때문이에요. 저도 살면서 다양한 시행과 착오를 하면서 살아왔는데, 그래도 괜찮더라고요
수유리에 위치한 작은 동네 책방인 '시행과 착오'는 초기자금 500만 원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약 6개월 정도 운영을 해오고 있는 로컬브랜드입니다. 이현지 대표님은 책방의 개업 과정부터 운영되는 지금까지 겪어온 '시행과 착오'를 인스타그램에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업로드하면서 공감 와지지를 받았습니다. 작은 동네인 수유리에 동네 책방까지 찾아오게 될 이유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달한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홍보의 역할도 있었지만, 이대표님은 많은 응원이 서점을 계속해서 운영하게 해주는 힘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보면서 책방 이름처럼 우리의 삶도 '시행과 착오'가 가득한 삶이지 않나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지레짐작 겁먹으며 시도하지 않지만, 막상 시도하면 별게 아니란 생각이 드는 것도 꽤나 있거든요. 시행과 착오가 전달하는 '실패해도 괜찮아'의 의미가 콘텐츠를 통해 제대로 전달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루에 손님이 한 명도 안 와도 버틸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10년간 카피라이터 생활을 하다가 전주에 내려와 작은 동네 책방을 연 이지선대표님은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단단한 마음가짐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작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는 걸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요. 좌절이 나를 찾아와도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단단한 마음과 용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말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잘 익은 언어들 책방엔 '책큐'라는 단골손님으로 구성된 모임 활동이 있습니다. 큰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이 아닌 우리 책방에 찾아올 이유를 만들기 위해 찾아낸 방법이 '우리 서점만 할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책큐'라는 활동을 통해서 같이 독서 모임을 하며 서로 책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며, 활동으로 통해 선정된 책을 '책큐 큐레이션 존'에 배치하여 판매하기도 합니다. 또한 전주에서 열리는 작은 연주회 활동을 책방에서 진행하면서 '책'이라는 정의를 '문화 콘텐츠'로 확장하며 잘 익은 언어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죠.
모두 산티아고 순례길을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총 6번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고 총 3,600km를 걸었던 전승연 대표님은 그 이후 인생이 달라짐을 경험했고, 그 경험을 전달하고 싶다는 진심이 지금의 '라이프 워커스'가 탄생한 이유라고 했습니다. 처음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이후 삶의 목표를 세웠고, 이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시작한 첫 번째 단계가 '알베르게 카페'였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상시킬만한 요소들을 공간 곳곳에 녹이며, '알베르게 카페'만의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코로나 시절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니 마치 여행을 가는 것처럼 끼워준 스페인행 티켓과 산티아고를 상징하는 '조개'를 도장으로 찍어서 표현해 나갔던 게 고객입장에서 즐거움도 있었고, 방향성을 잃지 않고 대표님의 진심을 담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지금은 카페 사업은 접고, 라이프워커스 플랫폼 사업으로 전향을 하셨는데 첫 시작이 '산티아고 순례길의 경험 전파'였기 때문에 그 목적성을 잃지만 않으면 방법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대표님의 말에 깊게 공감되었습니다. 브랜딩이란, 결국 목적이 아닌 방향과 맞닿아 있다는 말이었죠.
2023년 기준 폐업 사업자 추이는 98만 6847명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대 증가폭이며, 그중 소매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27만 6564개, 21만 8002개로 가장 높습니다. 자신만의 꿈을 실현하고 싶어 창업을 했지만, 경쟁심화와 원재료비 상승 등으로 쉽게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원재료값을 감당할 수 있는 건 대부분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대기업뿐인데, 자영업자들은 쉽게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지요.
세션을 마무리하면서, 물질만능시대에 사는 난 '소비'라는 행위에 대해 나는 얼마나 책임을 갖고 영향력을 선사하는가? 에 대해 고민이 들었습니다. '소비'라는 행위는 누군가에게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이익'을 얻은 기업은 이 이익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데, 어떤 기업은 사회적 환원에 사용할 수도, 제품 개발에 투자할 수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챙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소비를 하느냐에 따라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선사할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 꿈은 수유리에 게스트 하우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 칠복상회 로스터스, 채규원대표님-
운영하는 카페를 넘어서 수유리라는 동네를 더 많이 알리기 위해서는 잠시 들리는 공간이 아니 머무는 공간으로 변모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게스트 하우스'를 만들고 싶다는 채규원 대표님의 말에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동네와 지역 주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죠. 저도 언젠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선사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4시간 동안 진행된 포럼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얻었던 생각과 인사이트는 4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정리를 하며 브런치 글을 발행하면서, 혹시 잘못된 내용이 전달되지 않을까 고민이 깊어 쉽게 쓰지 못하기도 했네요 ㅎㅎ 부족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얻었던 내용들이 잘 전달되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