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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ta kim Dec 17. 2024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담긴 스토리

스무 번째 브랜딩 스토리

거리 곳곳마다 들리는 캐럴소리와 반짝이는 트리로 가득한 길거리는 벌써 2024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합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는 공휴일 중에서도 조금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날 중 하나인데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면서 가장 먼저 준비하는 아이템이 바로 '케이크'인데요. 벌써부터 F&B 시장에선 '케이크 예약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작된 '케이크 예약 전쟁'은 벌써부터 40만 원이 넘는 럭셔리케이크도 '예약 마감'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케이크, 왜 크리스마스엔 꼭 케이크가 등장할까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담긴 스토리에 대해 알아보며, 스토리가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뇌는 스토리텔링에 민감하다"

인간의 기억은 스토리로 기억될 때 더욱 오래 남는 기억으로 변환됩니다. 인지심리학자인 로저섕크와 로버트 아벨슨은 이야기가 지식 축적의 핵심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우리 뇌는 중요한 사실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 형태'로 저장하기 때문에 스토리로 기억될 경우 이름이나 단어 같은 '맥락 없는 기억'들 보다 훨씬 오래갑니다. 두 단어를 오래 기억하기 위해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특히 오래전 들었던 이야기나 어린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스토리'로 기억 속에 저장되었기 때문입니다.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하기 위해서는 상황이나 목적에 따라 일반적인 내러티브 구조를 벗어나 독특하고 재미있는 형태로 구성해야 합니다. 좋은 스토리텔링을 위해선 스토리의 메시지/갈등/캐릭터/플롯의 4가지 구성요소들로 구분 지어 접근해 매력적인 이야기로 고객에게 접근해야 하죠. 이 전략을 통해 접근된 고객은 제품을 경험하면서 제품 자체에 대한 만족과 제품의 스토리로서 기억에 남게 되어 더욱 오래 기억되는 제품으로 기억하게 되죠. 

왼쪽 : 통행금지 시절 / 오른쪽 : 과거 성탄절

1. 캐릭터 : 크리스마스는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고객'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때는 1920-1930년 일제강점기시대에 상업성을 조금씩 띄기 시작하면서입니다. 그 이후 1949년 첫 크리스마스 공휴일로 지정되면서부터 크리스마스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었죠. 당시 크리스마스 공휴일은 지금보다 더욱 의미가 남달랐는데요. 이때 당시만 해도 밤 11시 30분만 되면 귀가 전쟁이 시작되는 '통행금지'가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1년에 2번 통행금지가 해제된 날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크리스마스와 12월 31일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일명 '해방의 날'과 가까웠고, '크리스마스'의 공휴일은 더욱 뜻깊게 보내고 싶은 니즈가 잠재되어 있었죠. 이날만큼은 연인 인/친구들의 모임이 밤늦게까지 이어지면서 크리스마스엔 친구/연인과 함께 보내는 문화도 생겨났습니다.


2. 갈등 : 어떻게 하면 좀 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지?

1950년대부터 크리스마스에 대한 특별함을 간직하고 있던 바람은 1980년대에 들어와서 더욱 확장되었습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통금해제 안'이 통과되면서 통금도 풀려 더욱 오랫동안 성탄절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9.5%로 최고치를 달성하며 경제 호황을 누렸습니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서양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다양한 서양 문화들을 경험하는 시기였습니다. 


기존에 비쌌던 버터, 우유 등 유제품 가격은 안정화되면서 이때부터 동네 곳곳에 제과점들이 생겨나며 '케이크'의 대중화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가격은 안정화되었으나, 다른 디저트에 비해 가격대는 높은 편이었고 지금과 다르게 지금 30cm가 되는 큰 케이크로만 판매되었기 때문에 평상시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디저트였습니다. 


이 때문에 '케이크'는 특별한 날 함께 즐기는 디저트 문화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생일파티 같은 특별한 날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결혼식을 할 때에도 2단 케이크가 등장되며 파티음식 중 하나로 인식되기도 했죠. 


서양문화와 통금해제로 더욱 특별하진 크리스마스는 친구/가족/연인들과 더욱 뜻깊게 보내고 싶은 날로 자리 잡으며 더욱 특별한 날을 보내길 원했습니다. 이때 새롭게 등장한 대안이 바로 '크리스마스 케이크' 였죠. 특별한 날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F&B 업계는 제안하면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켰습니다. 


3. 메시지 : 친구/가족/연인과 크리스마스엔 케이크와 함께!

모든 스토리에는 고객에게 와닿는 '메시지'가 있어야 합니다. 당시 F&B 업계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홍보를 위해서 '크리스마스엔 케이크와 함께'라는 메시지를 발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당시 막강한 광고 매체인 TVCF를 통해서 말이죠. TVCF의 장점은 잠재되어 있는 니즈를 생생한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TV 속 주인공이 마치 자신과 동일화되어 스토리를 전달해 구매를 자극시킵니다. 


TVCF에선 유명한 연예인들이 나와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나,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크리스마스날 케이크에 초를 꽂아 파티를 하는 모습들은 크리스마스에 케이크가 없어선 안될 필수품이라는 모습들을 미리 반영되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여파로 인해 당시 대형 체인 제과점의 경우 크리스마스 직전 매출이 1년 케이크 판매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했습니다. 


4. 플롯 : 소속감/ 연대감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인해서 친구/연인/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더욱 뜻깊게 보낼 수 있게 되는 이유는 케이크가 일종의 '소속감'을 더욱 특별하게 해주는 매개체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사회적 동물의 본성에 따라 특별한 날을 누군가와 함께 즐기고 싶어 하죠. 이때 등장한 '케이크'가 관계 속에서 소속감을 갖게 해 주고 연대감을 갖게 해 줍니다.  


이러한 스토리로 크리스마스케이크 문화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50년 동안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왜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먹지?'라는 질문을 생각하기보단, '당연히 크리스마스엔 케이 크지!'라는 인식이 기본전제가 되었죠. 현재는 사회적 인식이 다양화되어 '소속감/연대감'을 위한 같이 즐기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즐기기보단, '자아존중감'과 같은 나를 위한 케이크들을 소비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시대에 따라 소비하는 의미가 달라질 뿐 우리는 여전히 크리스마스엔 케이크를 찾고 있습니다. 



브랜드에 스토리를 입히는 과정도 우리가 지금까지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먹게 된 과정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오랜 기억으로 자리 잡아 무의식에 가깝게 행동하게 되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에도 스토리를 입힐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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