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브랜딩 스토리
르무통이라는 브래드를 들어보셨나요? 요즘 들어 신발 시장에서 르무통브랜드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편안함'을 강조한 국내 생산 브랜드인데요. 10만 원이 넘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CJ온스타일에서 진행한 생방송에서는 38분 만에 전량 매진되기도 했습니다. 실제 지하철 출퇴근길 자세히 사람들이 신는 신발을 보니 은근 르무통을 신고 계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르무통은 7년 만에 어떻게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르무통은 '편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겠다'라는 철학을 갖고 신발을 1년에 1~2 스타일 생산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외출을 위해서 불편한 신발을 신고 나간 후 틈만 생기면 불편한 신발을 빨리 갈아 신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신발을 신고 있는데도 벗고 있는 것처럼 편안 착화감을 주는 신발을 만들어 내고 싶어 했습니다.
르무통은 편한 신발을 제작하기 위해서 메리노 울 소재를 선택했습니다. 메리노 울 소재는 양모의 한 종류로 탄성력이 좋고, 통기성도 뛰어나 아웃도어 시장에서 자주 사용하던 소재 중 하나인데요. 다만, 무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르무통은 많은 개발을 통해 메리노 울의 단점을 보완하여 '에이치원텍스(H1-TEX)'라는 소재를 개발하여 신발 갑피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개발한 소재 덕분에 신발을 신었을 때, 마치 신발을 안 신는 듯한 삭스리스 느낌을 줄 수 있게 된 거죠. 르무통은 이 소재 덕분에 '친환경'과 '편안함'이라는 키워드를 모두 갖게 되었습니다.
전체 국내 패션 시장은 약 45조 원 규모이며, 그중 신발 시장 규모는 약 7조 원 규모입니다. 전체의 약 15%를 차지하는 신발 시장은 아쉽게도 해외 글로벌 업체인 '나이키/아디다스/뉴발란스'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는 스포츠 신발 카테고리에서는 단순 예쁘면서도 편한 신발이라고 하는 전략이 크게 먹히지 않죠. 그래서, 르무통은 '편안한 친환경 신발'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진입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는 장기적인 시장에서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기존 시장은 침체기를 맞더라도 친환경과 관련된 카테고리는 성장세였죠. 신발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신발 시장은 예측 기간 동안 CAGR 8.56% 성장해 2030년엔 13.75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르무통은 이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정했고, 그 덕분에 1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공략할 시장을 타기팅한 르무통은 '편안함'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미디어 커머스인 '부스터즈'의 투자를 받아 부스터즈와 협업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TVCF까지 진출을 하며 '편안함'이라는 키워드를 알리는데 주력을 하고 있죠. 다만, 편안함과 동시에 '가벼움'도 같이 알립니다. 그 이유는 가벼움이라는 메리노 울 소재의 특성을 알리고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안착시키려는 행보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 마케팅에 호응을 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르무통의 초기 행보가 지금까지 균일하게 이어져왔다는 것입니다.
초기 마케팅 인력과 자금이 부족했을 당시에도 르무통은 편안한 신발이 필요한 '여행객/족저근막염 고객/주부'등의 타깃 고객을 찾아 집중적으로 바이럴 마케팅 전략을 펼쳤습니다. 또한, 카카오메이커스/와디즈 등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도 알리고자 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알리는데 힘썼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 폭발적인 마케팅 지원에도 고객들의 구매를 이끌어 연일 매진을 만들어낼 수 있었죠.
최근 프리미엄 요가 브랜드인 룰루레몬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원부자재 값은 상승하고, 사람들의 소비력이 약해지면서 저가 브랜드의 선호도가 깊어지며 룰루레몬의 매출에도 영향을 주게 된 것인데요. 이 현상에 르무통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오게 되면, 생존을 위한 소비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가치 소비에 대한 소비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단기적으로 친환경소비에 대한 니즈가 줄어들 수 있으며, 고가 물건에 대한 소비력도 줄어들 수 있죠. 게다가 신발은 구매 회전율이 높은 상품이 아닙니다. 한번 구매하게 되면, 적어도 6개월~1년 정도는 다시 구매하지 않죠.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앞으로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해 대응할 전략을 잘 갖추는 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글로벌 시장이 두드러지는 국내 신발 시장에서 국내 신발 브랜드가 환영을 받는 건 필자에게 기분 좋은 소식 중 하나였습니다. 국내 신발브랜드가 꾸준하게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브랜딩'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커머스향으로 많이 치우쳐진 국내 신발 브랜드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보단, 해외 글로벌 업체의 B급 상품을 내놓는데 혈안이 되어있어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르무통이 국내 신발 브랜드의 진정한 브랜딩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