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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ta kim Sep 29. 2024

전통주로 투자받은 100억, 대동여주도

열두 번째 브랜딩 스토리 

최근 부산여행을 하면서 지인 추천으로 광안리에 있는 작은 LP 바를 방문한 적 있습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과거 1980-1990년대 한참 유행했던 LP 바의 모습을 재현한 듯 레트로한 분위기가 물씬 났습니다. 바테이블에 앉으면 바텐더 뒤에 진열되어 있는 위스키들을 볼 수 있었고, LP노래를 들으면서 다양한 위스키를 한잔씩 마시던 순간의 기억이 좋았던 곳이었습니다. 문득 위스키를 마시면서 각 위스키들의 역사가 궁금해져 찾아보니 모두 전통 있는 위스키들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최소 50년에서 100년 이상 양조장을 운영하는 가문들의 이름이 곧 위스키이름이었지요! 알고 보니 바틀 모양부터 맛까지 각 가문들이 갖고 있는 특징들이 위스키 한잔에 담겨있었던 것이었지요. 


그러면서, 한편으로 생각했습니다. 


왜 고유한 우리나라 문화가 담긴 전통주 LP 바는 쉽게 찾아볼 수 없을까? 

우리나라는 2022년 12월 31일 기준(식약처) 전국에 1,389개의 양조장이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땅덩어리에 비해 꽤나 많은 양조장을 갖고 있지만, 그에 비해 다양한 한국의 술을 만날 기회는 참 적었죠. 


한국술에 대한 개념이 '소주/막걸리'에 한정되어 있는 점도 있을 것이고, 아직은 '외국술이 진짜 술이야'라고 느끼는 인식도 있을 것이며, 다양한 유통처를 확보하지 못한 이유들도 있을 것입니다. 


전통주가 갖고 있는 현실의 아쉬움을 달래줄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전통주 전문 큐레이션 브랜딩 서비스인 대동여주도가 100억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 대동여주도는 어떻게 전통주로 100억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을까요?  



문제의식 : 좋은 재료로 정성껏 빚어낸 우리 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동여주도 이지민 대표는 초반 와인업계에 오랫동안 일을 해왔었고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양조장을 방문하면서 전통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명인들께서 오랜 정성으로 정성껏 술을 빚어냈지만,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많아 좋은 술에 비해 홍보나 마케팅에 어두워 외면받았던 현실이 많이 안타까웠다고 해요.

그 이후 깊은 사명감이 들어 '전통주를 알리겠다'라는 마음으로 2014년부터 시작해 10년 동안 전통주를 알리는데 힘을 써왔다고 합니다. 


고객 경험 : 전통주도 귀빈 대접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해외 유명인사나 귀빈들이 초청되는 파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술'입니다. 특히, 동양문화에서 '술'은 귀한 손님이 오면 오랫동안 간직했던 '좋은 술'을 꺼내와 대접하는 문화가 있죠. 그만큼 '술'이라고 하는 문화는 사람과의 관계성에서도 특별함을 나타내는 매개체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개최하는 행사에도 늘 '와인/위스키/보드카'만 있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대동여주도는 바로 이 술문화에 집중한 브랜딩을 시작했습니다. 명인들이 정성껏 빚은 좋은 술인 만큼 품격 있는 자리에도 충분히 어울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말이죠. 


대동여주도는 '양조장 컨설팅/패키징/유통/홍보/ 정부지원사업'등 다양한 채널들을 제한 없이 활용하면서 오롯이 '전통주 알리기'에 집중했습니다. 직접 명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양조장에 찾아가면서, 10년 동안 양조장 컨설팅을 300곳 넘게 진행하기도 했고요. 패키징 또한 요즘스러움을 담을 수 있게 리뉴얼도 진행하고, 홍보 채널의 역할을 할 수 있게 인스타/카페/블로그/유뷰트 등 다양한 SNS 채널을 활용해 온드미디어 채널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전통주를 알릴 수 있는 활동들이라면 정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전통주 알리기에 힘썼다고나 할까요?


2018 평창올림픽 만찬주로 선정된 전통주 '오희' 

그러한 노력은 2018년 전 세계의 주요 행사였던 평창올림픽에서 빛을 발휘했습니다. 바로 만찬주에 전통주인 '오희'가 선정되면서 한국의 전통주를 전 세계 귀빈들에게 맛 보일 수 있게 되었고 '전통주도 품격 있는 자리에 어울린다'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는 유의미한 자리였죠. 


전통주의 온보딩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동여주도 

대동여주도의 지난 10년 동안 전통주 알리기 프로젝트의 흔적들을 쫓아가면서 그들이 얼마나 전통주알리기에 진심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전통주' 관련된 사업들은 모두 '전통주 유통'에 치우친 면들이 많거나, 유명 연예인 혹은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형태의 새로운 전통주 상품 기획에 치중된 게 많았었는데요. 대동여주도는 고유의 한국 전통술을 더 잘 돋보일 수 있는 온보딩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만 대동여주도의 브랜딩에 대해 아쉬운 건 '제품에 치우친 브랜딩'이었습니다. 각 양조장에서는 여러 개의 제품들을 판매하는데 그 양조장 특성 자체를 브랜딩 하기보단 하나의 제품에만 치우친 브랜딩을 하는 게 다소 아쉬웠습니다. 제품의 특성만을 강조한 브랜딩을 하기보단, 각 양조장들의 메시지를 담은 양조장 전체가 브랜딩이 된다면 어떨까 싶은 아쉬움이 조금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외국의 유명한 위스키/ 와인 브랜드들처럼 그들이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그들만의 특성을 잘 담아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 고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브랜딩 시키는 대동여주도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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