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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된 장수 치킨브랜드 <아주커 치킨>을 아시나요?

오랜 시간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한 로컬 체인 전략

by VIta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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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K푸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K푸드 열풍이 있었지만, 이번 K푸드 열풍은 이전과 다르게 '일상 속 K푸드'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불고기, 비빔밥'과 같이 매번 먹는 음식이 아니라 '김밥/국밥/호떡'등 우리가 일상 속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이 K푸드 주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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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진짜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K 푸드는 무엇일까요? '치킨'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2022년 하나카드 원큐페이를 통한 주요 배달앱 결제 통계에서 치킨 카테고리는 이용비율이 2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과거 배달의 민족이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처음으로 주최하면서 한국인들의 뜨거운 치킨사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일상 속 K푸드 중 '치킨'은 빠질 수 없죠.


2024년 프랜차이즈 산업통계 현황에 따르면, 치킨 브랜드는 한식과 커피에 이어 총 647개로 업계 브랜드수가 3위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만큼 치킨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호남권 위주로 탄탄하게 30년 동안 자리매김하고 있는 치킨브랜드가 있습니다. 호남사람들은 알지만, 타지 사람들은 모른다는 '아주커 치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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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사람만 아는 아주커치킨?

아주커치킨은 호남지방에서만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로컬체인브랜드입니다. 1996년 치킨사업을 시작한 후 1998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하였고, 본점인 광주를 기반으로 호남권으로 영역을 확장하였습니다. 느리지만 탄탄하게 성장한 덕분에 현재는 약 69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장수 치킨 브랜드입니다. 특히 1990년 ~ 2000년대 시대에 광주에선 다른 치킨보다 아주커치킨은 흔히 볼 수 있는 치킨집 중 하나였고, 지금까지도 아주커 치킨은 광주에서 인기 있는 치킨 브랜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주커 치킨이 갖고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 오랜 기간 동안 구축한 브랜드 신뢰도입니다.

'현상 유지 편향'은 특별한 이득이 없는 한 현재의 상황이나 선택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려는 현상을 말합니다. 흔히 어릴 적 목욕탕을 갔다 온 후 부모님이 사준 바나나 우유를 먹었다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목욕탕을 다녀온 후엔 바나나 우유를 사 먹는 현상을 말합니다. 과거 좋았던 경험이 현재 선택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거죠. 과거 광주지역에서 활발하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던 아주커치킨은 어릴 적 즐겨 먹던 치킨 브랜드로 인지되어왔습니다. 인지적 경험을 통한 고객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아주커를 선택하게 되었고, 여전히 과거 추억의 맛을 간직한 아주커 치킨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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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배달앱을 켠 후 '치킨'카테고리를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아주커 치킨'이 보입니다. 호남권 고객층의 선택을 받은 아주커치킨은 아주커치킨은 2024년 기준 매출 약 69억 원으로 타 치킨 브랜드 대비 매출액이 크지 않지만, 폐업률은 2023년 기준 3% 정도로 업계 TOP 10위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브랜드보다 낮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면적당 평균매출액'인데요. 2023년 기준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은 면적당 평균 매출액이 전체 평균 18,119,000원인 반면에, 2024년 기준 아주커 치킨은 26,079,000원으로 평당 매출액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많은 경쟁자가 있는 배달 시장 속에서 소비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확실한 포지셔닝 전략입니다.

아주커치킨은 '큰 치킨'과 '가성비 좋은 치킨'으로 포지셔닝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아주~커'라는 의미가 담긴 아주커치킨은 당시엔 없었던 큰 치킨조각을 큰 덩어리로 잘라서 큼지막한 치킨을 보여주었으며, '가성비 치킨'답게 현재도 후라이드 한 마리에 18,000원이라는 타 브랜드 대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치킨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BBQ가 '황금 올리브 후라이드'라는 포지셔닝으로 깨끗한 기름과 큰 치킨 조각으로 포지셔닝하였지만, 초반 광주엔 BBQ 브랜드가 광주에 확실한 브랜드 구축을 하기 전이었던 만큼 아주커 치킨의 발 빠른 확장 전략은 확실한 포지셔닝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 내 포지셔닝을 구축하기 위해서 아주커 치킨은 지역 맞춤형 TVCF 광고도 진행했습니다. 광주에서 지냈다면, 한 번쯤 접해봤을 '아주커~치킨' 음성을 기억하실 거예요. 또한 그 시절 치킨의 단짝 스포츠인 '야구'를 집중 공략하면서, '해태'를 지원하면서 로컬 지원 자원을 적극 활용하면서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지역에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면?

아주커치킨처럼 특정한 지역에 로컬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라면 지역 내 경쟁사대비 가장 먼저 어떤 포지셔닝 전략을 구축할 것 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작은 규모일수록 접근 반경을 조금 더 좁게 잡아 경쟁사 대비 고객 인지 사다리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쉽게 생각해, 우리 동네에 커피집은 많이 있지만 핸드드립 커피집이 없다면 동네 반경으로 '핸드드립 커피집'의 포지셔닝 전략을 구축하는 건 어떨까요?


물론 가장 중요한 건 확실한 브랜드 신뢰를 얻기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노포 가게'가 사랑받는 건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면서 얻었던 고객 신뢰 때문인 것처럼 고객 신뢰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좋은 브랜드는 고객과 좋은 관계를 지금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0년 동안 치열한 치킨장에서 아주커 치킨이 살아남았던 전략처럼 확실한 포지셔닝으로 꾸준하게 장사해 왔던 아주커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탄탄한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전의 성심당처럼, 호남권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치킨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네요. 저도 남편과 광주에 방문하게 되면, 아주커 치킨을 맛 보여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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