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튼애플 Jul 08. 2020

<으라차차! 마이 러브> 미녀는 괴로워 닮은꼴 영화

일본 영화 <으라차차! 마이 러브> 줄거리 및 리뷰

젖소 모우코의 젖을 짜고 있는 주인공 아야네. 그녀는 학교에서 F4라 불리는 유명인사다. 하지만 여기서 F4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FAT4'.

으라차차! 마이 러브 줄거리


그런 그녀가 사랑에 빠진 건 한 학년 선배인 하야토. 그는 불상에 깔릴 뻔했던 아야네를 구해줬고 이 날 이후 아야네는 하야토를 좋아하게 된 것.


용기를 내 직접 만든 초콜릿을 건네며 고백을 했지만 그녀를 스모 선수에 비유하며 무시했다.


아야네는 실연의 아픔을 초콜릿과 아이돌 가수 타쿠미를 보며 극복해 나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풀이 죽어 있자 아야네를 데리고 도쿄의 피부 관리실에 데리고 간 치히로.


담당 관리사였던 쿠라타는 피부뿐 아니라 지친 아야네의 마음도 관리해준다.


하루는 친구 프레드와 제트 스키를 타던 도중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 아야네. 그런데 깨어나 보니 살이 쭉 빠지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게 된다.


그렇게 몇 달 만에 보게 된 친구들은 그녀를 알아보지도 못한다.


친구들은 바뀐 아야네의 외모를 부러워하는가 하면, 확 줄어든 그녀의 식사량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목장 일을 오빠가 맡으면서 할 일이 없어진 아야네를 다시 피부 관리실로 데려가는 치히로. 그러더니 이곳에서 아야네에게 일을 달라고 조르게 된다.


다행히 원장도 아야네를 마음에 들어했고 어색하긴 했지만 조금씩 이 곳 일에 적응해 나가는 아야네. 

시간이 흘러 그녀는 VIP 손님을 맡게 될 정도의 실력이 된다. 조심스레 관리실로 들어가는데 그곳에 있던 건 그녀가 좋아하던 아이돌 타쿠미.


마사지 관리 후 타쿠미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아야네에게 식사 제안을 한다. 아야네는 민망해하며 거절을 했지만 그가 식사 제안을 한 이유는 아야네에게 호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첫 데이트를 하게 된다. 분위기 좋은 곳에 가서 와인을 마시기도,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그렇게 몰래 메시지까지 주고받으며 아야네와 타쿠미는 점점 더 깊은 사이가 되어간다.


그런데 어느 날, 요코하마라는 VIP 손님이 아야네를 환갑 파티에 초대한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원장의 부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파티에 참석한 그녀. 그런데 거기서 보게 된 건 첫사랑 하야토.


게다가 타쿠미를 좋아하는 후지시로라는 여자까지 엮이며 아야네는 더 혼란스러워진다. 심지어 후지시로는 아야네를 떼어내기 위해 하야토를 이용하기까지 한다.


다음 날, 그녀가 일하는 관리실로 찾아온 하야토. 그는 타쿠미가 바빠서 피부 관리실에 대신 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마사지를 받던 하야토는 그녀에게 스킨십을 하기 위해 들이대고 그 순간 타쿠미가 관리실에 쳐들어온다.


과연 아야네와 타쿠미. 이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어떻게 끝이 날까? 첫사랑이었던 하야토의 존재, 그리고 인기 여배우 후지시로의 간섭 속에서도 두 사람은 해피 엔딩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반가운 얼굴, 익숙한 스토리


이 작품은 아이돌 카라 출신의 연기자 강지영 배우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카라 활동 이후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많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가 사실상 단독 주연을 맡은 작품인 만큼 기대되었던 영화였다.


영화의 스토리는 아주 새롭기보다 익숙하게 흘러간다. 외모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주인공이 뜻밖의 이유로 빼어난 미모를 손에 얻게 되며 사랑을 쟁취해 나가는 이야기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국내 영화인 <미녀는 괴로워>와 꽤 많은 부분을 이 영화는 공유한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졌던 과거의 주인공이 어떤 계기를 통해 아름다운 외모를 갖게 되고 인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 뛰어난 외모를 갖게 된 건 물리적인 수술이나 영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혼수상태로 쓰러진 동안 살이 빠졌다는 점이었다.


다이어트라는 긁지 않은 복권을 긁은 것인데 이게 대박이 터지며 그녀의 인생도 완전히 변한다는 이야기였던 것.


그럼에도 스토리는 이런 소재를 이용한 전 작품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좇는다.


뚱뚱한 시절 외모로 조롱당하고 첫사랑한테 상처 받은 모습. 그리고 완전히 외모가 변하자 몰려드는 남자들과 다시금 다가오는 첫사랑. 여기에 더해지는 신데렐라 스토리까지.


외모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 주인공의 포커스를 맞추며 그녀와 엮인 사람들의 변화 모습도 충실히 담아내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스토리를 가진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에겐 만족스러울 영화가, 새롭고 참신한 스토리를 원하는 관객에겐 아쉬움이 남을 만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외면 vs 내면


스토리에서 또 중요했던 건 외모를 다룬 영화들이 으레 보여주는 외면과 내면의 모습 중 어떤 것이 중요하냐는 것이었다.


사고 이전 아야네와 사고 이후 아야네의 내면은 바뀐 게 없다. 하지만 외면의 모습이 크게 바뀌며 그녀의 삶 역시 크게 요동친다.


조롱의 의미로 F4라 불리던 모습에서 인기 아이돌까지 반하게 되는 외모로 변한 아야네. 이 모습을 볼 때만 해도 외면의 아름다움이 결국 승리한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았다. 그녀는 달라진 외모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그로 인해 상처 받고 이용당했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아야네는 뚱뚱했던 시절보다 더 많이 눈물을 흘렸고 더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런 아야네의 상처를 치유해준 건 타쿠미였다. 아야네를 좋아하게 된 타쿠미는 그녀의 과거 모습까지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비록 타쿠미가 반했던 건 외모가 변한 뒤의 그녀였지만, 타쿠미가 좋아했던 건 순수하고 따뜻한 심성의 아야네였으니 말이다.


아야네 역시 외모와 함께 내적인 모습도 조금씩 변해간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소극적이고 비관적이던 모습에서 조금씩이나마 당당해져 갔다.


자신을 가장 혐오하고 싫어했던 아야네였지만 변한 외모와 함께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되며, 어떤 남자와의 만남보다도 소중한 걸 손에 넣었습니다.


외면의 모습과 내면의 모습. 그 어떤 것만 중요하다고 볼 수 없지만 외면을 가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었다.


여성 인권이 바닥인 일본 사회를 꼬집다


아야네는 단순히 주인공이어서가 아니라 여자라는 이유로 많은 차별과 손가락질을 받는다.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뚱뚱하다는 이유로 'FAT4'라는 별명이 붙고 스모 선수(더 정확히는 스모 선수의 기합 소리)라는 조롱의 대상이 된다.


사고 후 강제 다이어트를 통해 아름다운 외모를 손에 얻고 나서도 그녀는 희롱의 대상이 된다.


첫사랑 상대였던 고등학교 선배 하야토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입을 맞추는가 하면 그녀의 몸에 거리낌 없이 손을 댄다.


아빠뻘인 환갑의 나이인 요코하마에게 역시 강제로 추행을 당하는 등 아야네의 역경은 뚱뚱할 때에만 닥치지 않는다.


가부장적이고 폭력적 행동의 남성, 그리고 이에 순종적인 여성상을 그려냄으로써 영화는 스테레오타입의 전형을 그대로 따른다.


이는 여전히 여성 인권이 낮은 일본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조금은 익숙한, 조금은 생뚱맞은 전개로 흘러가는 작품인 만큼 완성도 높은 영화를 기대한 관객에겐 다소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가벼운 일본 코미디 영화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흥미로울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https://youtu.be/6k2w4tClZ-k


매거진의 이전글 <데몰리션> 슬퍼하는 것도 잊어버린 당신을 위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