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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아들에게
엘렌 델포르주, <엄마-다르지만 똑같은, 31명의 여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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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Jun 5. 2020
그림책 속 31명의 여자는 모두 다 '엄마'다. 엄마, 엄마...세상에 이보다 좋고 이보다 그립고 이보다 아픈 이름이 있을까. 울면서 읽다, 엉엉 울면서 읽다, 결국 끝까지 못 읽고, 책장을 덮었다.
보고픈 내 엄마 생각에,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 멀어져가는 내 아들 생각에 엉엉 울었다. 나도 책 속 여자가 되어, 32번째 엄마가 되어 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엄마, 엄마아,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좀 그만 불러!”
선물 같은 네가, 보물 같은 네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네가
나에게로 와 내 속에서 같이 숨을 쉬고
내가 웃으면 내 속에서 너도 웃고
내가 슬퍼하며 내 속에 사는 너도 울고
너를 온몸으로 다 품었던, 너에게 크기만 했던
엄마의 세상이
작아진 건지 네가 너무 훌쩍 커버린 건지
작아져버린 엄마 세상에서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멀어져가는 너의 뒷모습을
‘많이도 컸다’ 바라만보는 게
이제 엄마의 일이야
“괜찮아” “엄마 있어” 앞에서 손 잡아주던 내가
어디 아픈 데는 없나 네 몸 구석구석을 살피던 내가
이제는 엉덩이에 뽀뽀를 하지도 못하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네 몸을 마음껏 살피지도 못하고
조용히 문 닫아주고 돌아서 내 방으로 와주는 게
이제 엄마의 일이야
“엄마 뽀뽀”
“엄마, 이제 나도 그럴 나이 아니잖아.”
그렇지 네 말이 맞네. 잘 크고 있구나 우리아들
그래도 엄마는 똑같아
“사랑해 사랑해 우리아가를 사랑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아가를 사랑해”
잠든 너에게 책 읽어줄 때랑 똑같아 하나도 안 변하고 똑같아
작은 엄마 세상에서 뚜벅뚜벅 걸아나가
너의 큰 세상을 마음껏 살아가길 온몸으로 응원하는 게
이제 엄마의 일이야.
-열다섯, 엄마를 떠나는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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