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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늘 Jul 02. 2023

별것과 별것 아닌 것

해석하는 능력

1. 해석하는 능력

별것 아닌 것은 해석하기에 따라 별것이 되기도 한다.


별것과 별것 아닌 것의 구분은 해석 기준과 해석 능력의 결과물인데, 통용되는 주요 기준으로는 사회 통념과 관습, 인정의 한 중요한 형태인 금전적 보상, 가까운 이들의 생각과 인정, 개인의 가치와 우선순위, 그리고 지식이 있다.


우리에게 별것들은 사회가 그렇게 여기는 부류와 그렇지는 않지만 개인의 해석으로 별것이 되는 부류가 있다. (물론 그 사이를 걸친 것들도 있겠다.) 좋은 작가는 후자를 만들어내고 보여주는 사람이 아닐까. 보통 사람들이 별것 아니라고 지나치는 것을 아름답게, 정성스레, 특별하게 글로 담아내는 사람 말이다.  이슬아의 인터뷰집 <새 마음으로>에서 그런 사람을 봤다. 그런 글, 그런 작가를 만날 때 반갑고 기쁘다. 계속 만났으면 한다.


2. 좋은 변호사

어쩌다 박찬운 교수가 좋은 변호사에 대해 쓴 옛날 글을 알게 되었다.

거기서 그는 좋은 변호사를 다섯 종류로 나누어 예시와 함께 소개한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변호사, 출중한 실력이 있는 (법리에 밝은) 변호사, 용기 있는 변호사, 사건에 집중하는 변호사, 그리고 발이 넓은 변호사가 그 다섯이다. 많지는 않아도 우리 사회에 이런 변호사들이 있어 참 다행이다. 이 글처럼 이런 변호사들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좀 더 많이 나오면 우리 사회에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아지지는 않을까? 순진한 생각 같아도 어떤 것을 많이 그리고 가까이 접할수록 그것을 향해 가기 쉬워지는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3. 생일 앞두고 죽음 생각하기

주말에 광화문에 나간 김에 교보문고를 들렸다. 책 한 권, 죽음을 다룬 철학 잡지 과월호 한 권, 주간지 한 권을 들고 나오니 괜스레 든든했다. <구름은 대답하지 않았다>라는 일본 책은 한 관료의 죽음을 다룬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도서관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다. 내가 관료인들 사이에서 일하고 있어서, 또 최근 죽음에 새로이 관심이 가서 집어 들게 되었다.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금요일 출근길에는 내가 전혀 모르는 영국인 배우의 부고를 클릭해 읽게 됐다. 오랜만에 읽는 부고였다. 고등학교 때 영어 수업 과제로 나의 부고를 상상해 쓰고 발표했던 것이 생각났다. 자신의 죽음을 상상하든 타인의 죽음을 기리든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깨어있는 삶을 살도록 자극한다. 삶을 제대로 살아보고 싶어서 요즘 죽음에 대해 읽고 생각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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