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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티 컬리지

캘스의 서

by 첼라

오늘도 더블린의 날씨는 흐림 + 비

무척이나 일관성 있다. 더블린에서 머무는 내내 날씨는 맑아지지 않았다. 언젠가는 해가 좋고, 포근한 날씨일 때의 더블린도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는 언제든 오겠지.



우리가 머문 숙소는 시내 중심이었다. 더블린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3일짜리 Leap card를 구입했지만 어지간한 스폿은 모두 걸어 다닐 수 있어서 사용하지 않았다. 다음에 더블린에 오게 된다면 그때 사용해야지.


입국장 밖으로 나오면 있는 건물의 이 마트에서 Leap card를 구입할 수 있어요


바다가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더블린 시내 어디든지 커다란 갈매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비둘기가 그렇듯이 당당하게 길 여기저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다닌다.



아침식사


아침식사는 어제 나 혼자 갔었던 카페를 다시 찾아갔다. 오늘은 아이리시 브랙퍼스트가 아닌 장조림 같은 고기조림이 올라간 토스트를 주문했다. 플랫화이트와 오렌지 주스도. 동생의 메뉴는 조금 달달한 디저트 같은 빵이었는데 맛있었지만 아침식사로는 조금 달았다고 한다.



오후엔 트리니티컬리지의 도서관 예약을 해뒀기 때문에 아침을 먹은 후에는 시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커피도 마시고 쇼핑을 하기로 했다.


캘스의 서는 경우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고 해서 전날 부랴부랴 예약을 했다. 성수기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때는 하루 전이라도 충분히 원하는 시간을 예약할 수 있었다.


https://www.visittrinity.ie/book-of-kells-experience/#tickets


이 카페 매우 추천


역시나 날씨가 추워 걷다 보면 금세 지친다. 겨울여행의 어쩔 수 없는 단점이지만 덕분에 한 번씩 다리를 쉬어간다. 더블린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카페는 Clement&Pekoe. 이곳은 커피도 맛있었지만 바깥에도 충분한 좌석이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커피 한 잔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니 확실히 독일 사람들과는 분위기가 참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독일 사람들이 스타일링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소박한 느낌이었다면, 더블린 사람들은 성별 불문, 연령 불문하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편 같다. 화려하진 않지만 옷부터 모자, 가방, 신발까지 세련된 느낌이 강했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동화보다는 워커 스타일의 신발을 신고 있었다. 확실히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럽기도 하고 바람도 많이 불어 젖기 쉬운 운동화보다는 가죽부츠나 워커가 훨씬 더 쾌적하다.



가격이 결코 싸진 않지만 쇼핑할만한 것도 꽤 많았다. 음악을 사랑하는 도시답게 바이닐샵도 여기저기 많이 보였고 헌책, 빈티지한 색감의 잡화점도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간단하게 쇼핑을 마침 후 트리니티 컬리지로 이동했다.


동생과 나는 대체적으로 성향이 다르지만 둘 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시간에 대한 개념이다.

특히 약속, 예약 이런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야만 맘이 편하다. 이날도 그런 성향은 십분 발휘되었다. 예약한 시간보다 무려 40분 전 일찍 도착해 트리니티 컬리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더블린에서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곳이 바로 이 트리니티 컬리지였다.

특히나 캘스의 서라고 불리는 회랑은 더블린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한 곳이고 해리포터의 배경이 됐네 어쨌네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진실인진 잘 모르겠다.





그냥 벤치에 앉아만 있어도 너무 좋았다.

흐린 하늘에 서늘한 기온이지만 온통 낯선 공기와 분위기 속에서 멍 때리는 휴식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만족스럽다.


동생과 나는 때로는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가끔은 말없이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어쩜 그러기 위해서 이 먼 곳으로 여행을 온건지도 모른다.



드디어 입장 시간이 되어 내부로 들어갔다.

다양한 전시들이 있지만 역시나 압권은 바로 이 회랑이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던 것보다는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양 옆으로 늘어선 거대한 서가와 오래된 나무색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만으로도 압도될만한 곳이었다. 특히 회랑 한가운데로는 커다란 지구본이 떠있었는데 그 조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무척이나 웅장했다.



캘스의 서가 있는 곳은 유명한 관광스폿이다 보니 몰려든 사람들로 복잡하다. 그래도 더블린에 간다면 꼭 한 번은 들려볼 만하다.


거리로 나와 다시 방향 없이 길을 걸었다.

더블린은 그게 어울리는 도시 같다. 걷다 보면 이렇게 선물처럼 가수들의 멋있는 공연을 볼 수 있다.



버스킹하던 아티스트



가끔 더블린이 생각날 때는 이 영상을 한 번씩 본다.

인스타그램을 찾아보니 꽤 꾸준히 공연하고 활동하는 밴드 같다. 그들 주변에서 몰려선 관객도 꽤 많았고 무엇보다 거리에서 보는 게 미안할 만큼 좋은 공연이었다.





#더블린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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