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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미수 김 Jul 02. 2022

잠시 머무는 쇼핑몰에서

주기적인 병원 진료를 마치고 사고 후 불편한 몸이 된 후로 잠시 들른 쇼핑몰 입니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고 부축을 받고 한쪽에는 지팡이를 잡고 천천히 걸어 들어갑니다.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은 자동문이 양쪽으로 나눠집니다. 처음으로 에어컨의 찬 바람을 느끼는 동시에 살아 있다는 나의 몸으로 신체의 감각 그리고 인체의 한부분의 마비가 된 감각을 다시 한번 느껴지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현대 문명이 창조한 거대한 쇼핑몰...

그 안에는 각각의 샵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지만 화려한 럭셔리 브랜드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이 공간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나는 화려함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무언가 특별한 것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단지 물건을 사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창조력과 능력이 빚어낸 결과물로 가득 찬 이곳에서 나만의 감동을 찾고자 했습니다.


거대한 유리 천장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각 샵을 비추고, 그 빛이 색조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진열들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습니다.  색채와 배열의 조화 그리고 그 배경에 깔린 사람들의 소음이 이 공간을 살아 움직이는 예술 작품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에 들어오는 그 모든 감정을 마음 깊이 느끼려 했습니다.  이곳의 생생한 에너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언제일지 모르기에 이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자 했습니다.  핸드폰을 들어 아름다운 배열과 색조의 조화를 담아내며 이곳에 머무는 동안 느낀 감정을 사진 한 장 한 장에 새겼습니다.


이렇게 나는 잠시 동안 현대 문명의 현실의 결과물 속에 머물렀습니다.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인간의 창조력이 만들어낸 이 공간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비록 이곳을 떠나게 되더라도 사진 속에 담긴 이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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