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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없을 때와 있을 때

by 나나꽃


지난밤보다 더 예쁘게 피어나 있다

타닌시장에서 2천 원 주고 산 빨간 장미 다섯 송이

꽃이 없는 책상은 무표정하고

꽃이 있는 책상은 꽃만큼 생기를 띤다

노란 소국을 놓았을 때는 열두 살 소녀의 웃음 같은

빨간 장미를 놓았을 때는 스물두 살 아가씨의 도드라진 자태 같은


치앙마이에서는 꽃을 사자

허리 고부라진 할머니가 신문지에 꼭꼭 싸주는 꽃이

내 방에 그려내는 표정을 슬쩍 닮아보자


브런치 장미꽃.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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