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Good-bye
시간이 너무 빠르다. 2025년이 끝나고 또 한주가 끝나다니.
슬프지만 아직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못했다. 음,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게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꽃이 피고 따뜻한 바람이 불면 그제야 2026년이구나 깨닫게 되려나...
작년 여름쯤 글을 쓰고 한동안 아무런 글을 쓰지 못했다.
이미 최소한의 팀에서 퇴사한 팀원과 이어지던 조직개편. 거기에 희망퇴직까지.
안타깝게도 혼자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도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배움과 성장을 기대했는데, 욕심이었던 걸까.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일만 파고들었다.
그래도 혼자 일하면 스트레스 안 받고 좋지하고 생각했는데, 많이 외롭고 쓸쓸하다. 함께 고민하며 이뤄나갈 일들을 오롯이 혼자 해야하고, 힘들 때 의지할 데도 없으니까. 권한이 없이 책임만 늘었고 빈 공간이 느껴지지 않도록 해내야 했다. 워낙 내가 맡은 일은 대충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좋은 결과를 만들고자 하는 나이기에 달리고 달렸다.
그렇게 밥값을 3인분은 해낸 것 같은데, 연말평가에서 최고는 아닌 두번째 등급을 받았다. 왜일까.
2026년은 회사에서 어떻게 일해야 승부를 볼 수 있을까 싶어 면담을 요청했는데, 이유가 없었다. 갑작스러운 면담에 본의아니게 진실을 말한 것인지 급하게 아무 이유나 생각나는 대로 말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연차이기에 나보다 저연차인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인생 참 쉽지 않다.
잘한 일 '잘 티내지' 못한 나 자신을 채찍질해야할지 한동안 정신 차리지 못하다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내 주도로 해낸 일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받았던 고마운 인사들, 온전히 내 것이었던 것들을 떠올려 보면 안 좋은 일보다 좋았던 일들이 더 많았던 2025년이다. 열심히 했지만 운이 조금은 비껴간 것이라 생각해야지. 수고했어. 후회하지 않았다면 나쁘지 않았던 거야. 스스로에게 셀프 칭찬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2026년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볼까?
"지치지 않고 멀리 가려면, 때로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지혜다"라는 데일 카네기의 말처럼, 2025년보다는 무리하지 않도록 가지고 있는 짐을 조금 덜어보려고 한다. 할 수 있는 만큼, 그러나 꾸준하게. 새로운 것을 하려는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말고, 내가 좋고 재밌어서 하는 일을 더 채워나갈 생각이다. 하는 사람이 좋고 즐거우면 일단 절반은 성공 아닐까?
마지막 초등을 보낼 아들 챙기기도 중요한 일 중 하나로 빠뜨리지 않아야지.
(일과 나의 삶, 육아 밸런스 찾기는 참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