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있는데 답이 없는 이유

문제 해결은 숫자가 아니라 질문에서 시작된다

by 틈새

두 파트가 합쳐지는 조직개편이 된지 얼마 안된 날.

서로의 업무 상황을 공유하다가, 한 주니어의 고민을 알게 되었다. 작년 초가을 쯤 반영한 프로젝트였다. 이후 결과 데이터에 대해 상사의 질문이 끊이지 않았고 도출한 숫자를 바탕으로 올해 전략까지 나왔건만, 데이터에 대한 질문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게다가 추출하는 타이밍마다 데이터가 다르게 나오는 바람에 늪에 빠진 상태였다. 뽑아둔 데이터는 많은데 무엇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정리가 안되고, 시간은 계속 지나가니 주눅이 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략은 나왔는데 데이터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라면, 상사는 아마도 디테일한 분석으로 주요 지표를 세워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원했을 것이다. 프로젝트를 올바른 방향으로 설계했다면 이후 성공여부를 판가름짓는 것은 꾸준한 목표 수치 달성이다. 기획자는 프로젝트 반영했다고 '이제 끝!'이라고 할 수 없다. 반영 후, 지표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일시적인 결과에 대한 전략을 세운 것은 아닌지 따져보고 취해야 할 액션 아이템을 정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또다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프로젝트의 목적에 맞는 고도화까지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이럴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이 상황은 단순 분석에 대한 역량 문제가 아니라, 일의 접근 방식에 대한 문제다.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된다.

1. 전체적인 관점에서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시작하기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의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지, 처음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어떤 부분을 확인하고자 하는지 정의하고, 이를 위해 어떤 데이터를 봐야할지 정했다면 이것들이 목적과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리 기대하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생각해야만, 데이터가 나왔을 때 어떤 액션을 취하면 좋을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정의한 데이터 기준 외에, 상사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데이터 요청시 복잡도와 난이도에 따라 시간이 소요되며 여기에 분석할 시간까지 고려하면, 빠르고 정확한 일 처리는 '열심히'가 아닌 '잘하는' 사람까지 될 수 있다.


2. 시키는 대로만 그냥 하지 않기

스스로 이것을 왜 이렇게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주니어 때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목적과 목표에 부합한지 묻고 최선인지 확인하며 필요한 경우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의외로 이 과정에서 효율적인 방법과 새로운 시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중간 과정을 공유하고, 일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혼자 해결하려고 애쓰기보다 어려움을 얘기해야 한다.

상사가 요구하는 것에 완벽하게 답하고자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사는 내 일을 함께 고민하고 해내려는 사람이다. 상사 또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을 수 있기에 털어놓는 순간,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더 이상의 분석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확인하며 비즈니스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데이터를 잘 분석하려면 SQL, Python 등 툴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기술을 익히고 나서도 여전히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데이터 분석도 할 줄 아는데, 왜이리 분석하기가 어려운 거지?' 그 이유는 아직도 내가 부족한 것이라는 생각만 했다.


쓸데없는 것까지 분석하며 리소스를 써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보고서를 몇 번이나 고쳐 쓰면서...

보고하면 끝이 아니라, 분석에서 얻은 인사이트로 next action까지 제안해보는 여러 경험을 거치고 나서야 깨달았다.


중요한 건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다뤘는가가 아니라

문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그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문제 해결능력이다.

데이터를 어떻게 다룰지 알고 데이터를 유용한 인사이트로 변환하며 다음 행동까지 제안할 수 있는 사람.


이 능력은 단기간에 생기지 않을 것이다.

데이터를 다루는 힘은 결국, 반복된 시도 속에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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