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힘
대표에게 성과 보고 자리가 있었다. 요즘 회의 분위기가 냉랭하다고 얘기를 들은 터라, 괜한 불똥이 나의 보고에도 튀진 않을까 우려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회의를 마친 후, 상사는 최근 가장 걱정했던 자리였는데 '정말 잘했다'고, 함께 참석한 분들은 '오랜만의 훈훈한 분위기를 가진 회의'였다며 연신 칭찬을 해주셨다.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감사합니다', '운이 좋았어요', '덕분입니다.'
사실 보고 때마다 껄끄러운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 성과를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었는데, 뒤돌아서 아차 싶었다. 겸손이 미덕이라고 하지만, 성과를 드러낸다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자신감과 실력을 명확히 말해주는 태도일 수 있는데... 지나고 나니 겸손이 실력을 흐려지게 한 느낌이었다.
묵묵하게 일하는 것도 좋지만, 일할 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한다.
성과를 드러내는 것은 팀의 자존감과도 연결된다. 팀이 해낸 일이고 리더의 책임감 있는 표현인데 운이라고 말하는 순간, 성과의 주인을 놓치고, 덕분이라고 말하는 순간, 팀의 강점을 흘려보낼 수 있다.
성과의 기여 부분은 정확하게 인지될 수 있도록 티를 내야 한다. 표현은 지나치지 않게, 밉지 않게.
그래야 나와 팀의 강점을 알려주는 신호가 될 수 있고, 나 자신이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때 팀원들도 자부심을 갖고 다음 일에 임할 수 있다. (팀원의 경우,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하고 싶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또한 말하지 않으면 모르고,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말해주지 않는다.
특히 요즘 같이 빠르게 평가되고 경쟁 지어지는 환경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올해 집중하려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존재감', 'Speak up', 'Potential'
지금까지 맡은 일을 완성도 있게 해냈다면, 다른 일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태도를 가지려 한다.
모든 순간은 아니더라도 보고와 같은 중요한 자리에서는 이뤄낸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할 것이다.
회사에서 나댄다고 하지 않을까? 밉상이 되면 어쩌지?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계속 물을 것이다. '나의 말과 행동이 나의 커리어와 조직에 도움이 되는가?'
여러 조직관계와 업무 안에서 내가 하는 말이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일이 되게 하고 성장하게 만드는지
어떤 일을 하고, 그 일이 조직에 어떤 가치를 더하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각인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그리고 또다시 같은 상황이 온다면 이렇게 말해야지.
'저희 팀, 원래 이렇게 잘해요.' 라고.